세상에서 가장 큰 숫자는 뭘까? 이런 느닷없는 고민은 중문 미용실에 머리를 자르러 갔다가도 “이 가게에 모인 사람들의 머리카락 수를 세어서 숫자로 표현할 수 있을까”라고 문득 생각해 볼 수 있는 재밌는 명제다.
세상에는 우리가 아는 숫자만을 가지고는 셀 수 없는 것들이 참 많다. 모래사장의 모래알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한 먼지들, 인류가 시작되면서 지금까지 먹은 물의 양 혹은 전 세계 사람들의 머리카락 수 따위의 것들 말이다. 그런 것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숫자로는 세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수학자들은 이렇게 많은 것을 셀 수 있도록 더 큰 수를 만들어 냈다. 그것이 바로 ‘구골(googol)’이다. 구골은 1다음에 0이 무려 100개나 붙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수이다. 설명만으로는 구골이 얼마나 큰 수인지 짐작하기 어렵다.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자.
부산의 광활한 해운대에 펼쳐진 모래 알갱이의 수는 대략 1해보다 작은 단위로 계산할 수 있다. 해는 1다음에 0이 20개밖에 붙지 않는 수다. 그러니 구골보다는 훨씬 작은 수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모래 한 줌에는 1만여 개의 모래알이 들어간다고 한다.
이 구골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수학자 에드워드 캐스너가 만들었다. 작명 과정에도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숫자를 만들어 낸 에드워드는 이 숫자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고민이 됐다. 며칠을 고민하던 에드워드는 어느 날 조카와 산책을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조카에게 “10의 1백승을 나타내는 이름을 뭐라고 하면 좋을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별 고민 없이 조카는 이렇게 대답했다. “구골”
그리하여 에드워드 캐스너는 10의 1백승을 구골이라 이름 짓게 됐다. 좀 허무하긴 하지만 캐스너는 편하게 생각하기로 한 것이다. 어차피 언어에서 ‘소리’와 ‘의미’의 관계는 필연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구골에 플렉스(plex)를 붙이면 단위가 더 커지게 된다. 구골플렉스는 1 다음에 0이 10억의 제곱만큼 붙는 수로, 어마어마하게 큰 숫자이다.








최윤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