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9월 9일 ‘2008 OECD 교육지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OECD 교육지표’는 우리나라 교육을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있는 자료로써, 조사에는 총 36개국이 참여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조사 결과를 보면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바로 GDP 대비 공교육비 비율이다.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 높은 7.2%다. OECD 평균은 5.8%인데, 무려 1.4%나 높은 수치다. 게다가 2004년에 비해 낮아지지도 않았다. 최근 정권에서 우리 학교 같은 국립대학을 법인화시킬 수도 있다는 교육재정 축소 위협을 꾸준히 해온 터라, 이 수치는 예상외의 결과이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 하마터면 속아 넘어갈 뻔했다. 바로 정부부담 비율과 민간부담 비율 때문이다. GDP 대비 공교육비 비율 7.2%라는 것은 정부부담 4.3%와 민간부담 2.9%를 합산한 수치다. OECD 평균보다 공교육비 비율은 높지만, 실질적으로 우리나라는 공교육비의 상당 부분을 민간에 의존하는 것이다. 실제 OECD 평균 민간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0.8%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민간부담 비율이 2.9%에 달한다. 더도 덜도 말고 정확히 3.625배다. OECD 평균 정부부담 공교육비 비율이 5.0%인데 반해 우리나라 정부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4.3%다. 전체 비율은 1.4%나 높으면서 정부부담 비율은 0.7%가 낮다. 특히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 단계에서는 민간부담 공교육비 비율이 현저히 높아지는데,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그렇다. 우리는 민간의 공교육비 부담이 국제 평균보다 딱 3.625배 높은 나라에서 살고 있다. 교육이 국가 발전을 위한 백년대계인 나라 중에, 이런 나라는 없다.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에서 국가경쟁력 1위 국가를 발표했는데, 그곳은 다름 아닌 핀란드였다. 실제로 핀란드는 ‘사람’이 큰 자원이라 판단, 경제성장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대학원까지 국가에서 무상으로 교육하는 실로 놀라운 나라다. 물론 재원은 부유층이 내는 많은 세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