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 바로 소비자 심리지수인데, 소비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제 사정이 나아졌다는 응답이 나빠졌다는 응답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소비지수가 지난해 4월부터 12개월째 기준치 100을 밑돌고 있다.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소비심리가 그만큼 나쁘다는 얘기다. 경기 침체는 실직과 소득감소로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둔화된 소비는 다시 투자 감소와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제 대다수의 가계가 의복비, 문화?레저비, 외식비를 중심으로 지출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제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혼인건수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5일 발표한 ‘2008 혼인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혼인 건수는 32만 7천 700건으로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경기 침체의 여파는 이렇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산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의 고용 인원 역시 줄어드는 실정이다. 수출이 급감하면서 제조업 성장률이 급락한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402만 8천 명으로 1년 전에 비해 9만 9천 명이 줄었다. 지난 2005년 11월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최근 한국은행은 단기간에 경기 회복이 어려워 보이는 만큼, 올 1분기 중에 월별 제조업 취업자 수가 40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실업자가 100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통상적으로 100이란 숫자는 완전성을 의미한다. 고대 노르만 족은 100이란 숫자 속에 행복이 들어 있다고 믿었다. 그러고 보면 어릴 적에 받아쓰기해서 100점이라고 적힌 공책을 받아들 때만 해도 세상의 모든 행복이 그 100이란 수 안에 들어 있는 것으로 알지 않았던가. 하지만 지금, 소비지수상에서의 100과 실업자 수에서의 100만이란 수치는 참으로 슬프게도 우리 사회의 희망과 절망을 이야기하는 기준점이 되어버렸다.








최윤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