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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3.11.27 월 18:07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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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철
사물에 수놓은 이야기 청주 공예 비엔날레를 다녀와서
제 976 호    발행일 :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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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는 고대 한반도의 철기문화 발흥지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주조한 도시로, 당대 첨단 기술 발전을 선도했다. 청주는 과거부터 전해진 우리 고유의 기술과 예술혼에 현대적인 디자인 요소를 더해 전통과 현대가 결합한 공예디자인 산업으로 발전시켜 왔고, 1999년부터 공예 기술의 중심지로서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공예 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다. 2년마다 열려 올해로 13회를 맞은 청주 공예 비엔날레는 매회 60여 개국, 3천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청주를 대표하는 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여파로 규모를 축소했던 직전 행사와 달리 이번 비엔날레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주말 오후, 어느덧 선선해진 날씨에 넓은 잔디광장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와 맞닿은 문화제조창에 다녀왔다.

전시 기간 : 2023. 09. 01.(금) ~ 2023. 10. 15.(일)
운영 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오후 6시 입장 마감)
위       치 : 문화제조창(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티켓 가격 : 12,000원 (성인 기준)
예상관람시간 : 1시간 30분 ~ 2시간

  입장권 구매를 위한 매표소는 본관 1층에 있었다. 현장 예매 말고도 온라인 예매가 가능했는데, 온라인 예매를 통해 구입한 티켓은 매표소 옆 키오스크를 이용해 발권할 수 있었다. 발권받은 표와 함께 매표소에 있는 안내 책자를 챙겨 전시가 진행되는 3층으로 향했다.
  전시는 본전시, 초대국가전, 청주국제공예공모전 및 특별전 순으로 이어졌다. 정기 해설은 평일 기준 정시부터 30분 간격으로, 주말 기준 정시부터 20분 간격으로 진행했다. 작품 옆 QR코드를 이용한 온라인 해설도 지원했는데, 정기 해설 시간에 맞춰 방문하지 못하거나 자신만의 속도로 전시를 즐기고 싶은 관람객을 위한 좋은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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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하시 하루키의 '풍경으로서의 공간'(좌)와 실리아 핌의 '구멍난 곳의 지도'(우)

  본전시 ‘사물의 지도_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는 인간과 자연의 공진화에 따른 사물의 탄생과 그들 사이의 관계를 보여준 전시였다. ‘대지와 호흡하며 함께하는 사물들’, ‘인간-자연-사물을 연결하는 문화적 유전자와 맥락들’, ‘손, 도구, 기계, 디지털의 하이브리드 제작 방식과 기술들’, ‘생태적 올바름을 위한 공예가들의 실천들’, ‘생명 사랑의 그물망에서 지속되는 희망들’이라는 5가지 소주제로,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공예의 모습인 도자공예 작품부터 유리, 가죽, 염직 등의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전시는 천연재료를 이용해 장인 정신을 담아낸 전통공예를 시작으로 대량생산 시대에 공존하는 순수 공예품, 디지털적 요소를 결합해 다양화한 공예품 등의 순으로 이뤄졌다. 이어 생태적 올바름을 추구하기 위해 분해성 플라스틱인 ‘바이오 플라스틱’을 활용한 공예 전시로 탈 플라스틱 사회로의 전환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끝으로 새활용(업사이클링)을 실천에 옮기는 개인과 기업의 노력이 돋보이는 구성으로 인간-자연-사물 사이의 관계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작품 수가 생각보다 많았는데, 분류된 소주제가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지는 듯한 구성은 작품의 이해와 몰입을 도왔다. 인간, 자연, 사물 모두가 순환 관계 속에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추억하는 것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고, 공예가들의 성찰적 전시는 우리가 환경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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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대국가전 'Soul+Matter'.

  본전시에 이어 초대국가전에서는 다른 나라의 문화와 삶이 담긴 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번 초대국가전에는 주빈국으로 스페인이 선정돼 31명의 스페인 공예가가 만든 1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는 ‘Soul+Matter’라는 주제로 스페인의 감성, 감정, 감각을 담은 공예를 보여주기 위해 ‘기억, 정신’, ‘물질과 물질 사이’, ‘세상을 구성하는 물질’이라는 세 가지 파트로 구성됐다. 정열의 나라임을 나타내는 듯 강렬한 색상이 사용돼 전시에 화려함을 더했고, 과거 가톨릭과 이슬람 문화가 공존하던 스페인 사회의 모습과 그 안에서 다양화된 지역 문화와 공예 방식들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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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공예 부문 대상을 받은 고혜정 작사의 'The wishes(소원들)'.

  초대국가전에 이어진 청주국제공예공모전에서는 공모전 출품작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공모전은 국제공예 부문과 공예도시랩 부문으로 나뉘어, 총 54개국에서 886명(팀)의 작가와 기획자가 참여했다. 개인적으로 국제공예 부문에서는 대상을 받은 고혜정 작가의 ‘The wishes(소원들)’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다른 수상작들이 대체로 유리 소재를 이용하여 매끈하고 세련된 아름다움을 선보였는데, ‘The wishes’는 금속 재료인 황동과 은도금을 사용해 유리 재질 이상의 찬란함을 보여줬다. 3,000여 개 이상의 민들레 씨앗을 형상화한 작품은 불균형하게 굴곡진 외관을 보이는데, 저마다 다른 소원을 빌듯이 바라보는 관람객마다 다르게 비치는 것을 의도했다고 한다. 모든 전시를 통틀어서 가장 눈길을 끌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공예도시랩 부문에서는 동상을 수상한 김혜리 작가의 <교통공학 분석을 기반한 ‘공예인 클러스터’ 활성화 방안>이 가장 흥미로웠다. 김혜리 작가는 청주 지역을 모델로 통행량 분석과 지역 공예가들의 거점 매력도를 조사해 공예인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한 계획을 선보였는데, 도시공학적 분석을 통해 공예 도시로서 청주의 문화적 특성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이외에도 다른 수상작들을 보며, 사회가 변화하는 과정을 다양한 공예 형태로 녹여내면서 공예에 삶을 담아내고 그 삶의 모습을 닮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모전 전시관 한쪽에서는 관람객이 인상 깊었던 작품에 직접 투표하는 인기상 투표가 진행 중이었다. 이러한 참여 요소로 작가들은 대중의 예술 작품에 대한 선호를 알 수 있고, 관람객은 투표하기 위해 신중히 관람하는 모습을 보며 좋은 기획 요소였다고 생각했다.
 
  특별전에서는 ‘연초제조창에서 문화제조창으로’란 주제로 문화제조창 이전 담배공장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가 진행됐다. 1946년 문을 열어 2004년 폐쇄된 연초제조창은 많은 청주시민의 생계를 책임지던 공간으로, 이야기와 사진을 보며 당시 청주시민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어서 문화제조창 4층에 위치한 공예 스튜디오 입주작가 13명의 특별전인 ‘사층, 생각을 더하다’도 진행 중이었다.이는 공예 스튜디오가 위치한 ‘4층’과 생각을 더한다는 ‘사층(思增)’의 이중적 의미를 담아, 창조적 영감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입주작가들의 전시 공간으로 채워졌다. 도자, 금속, 유리, 옻칠, 가죽, 섬유 6개 분야에서 이뤄지는 창작활동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관람을 마치고는 4층에 위치한 작가들의 작업 공간을 둘러볼 수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4층은 본전시가 진행되는 3층과 달리 아이들로 북적였다. 4층에서 열린 ‘어린이 비엔날레’에서는 다양한 체험활동부터 전통 놀이 등을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았다. 어린이 비엔날레 옆에 위치한 공예 스튜디오에서도 여러 공예 체험이 진행 중이었다. 전시 공간과 작업 공간이 공존해 공예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와 공예가들의 섬세한 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이 외에도 본관 뒤편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광장 상설무대에서는 축제 기간 14시부터 18시까지(토요일은 19시까지) 문화 공연이 이어졌다. 무대 옆에는 푸드 트럭도 있어 가볍게 축제 분위기를 즐기러 방문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설무대와 마주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문화제조창 동부 창고가 보이는데, 이곳에서도 크고 작은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그중 6동 이벤트홀에서는 ‘공존(共存) : 전통공예, 우리와 함께한 시간’이라는 주제의 미디어아트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다. 자연으로부터 태어난 공예가 빛나는 순간을 거쳐 다시 잠잠한 태초로 돌아가는 과정을 여러 미디어 기술을 통해 보여주는 전시였다. 작품 수가 적어서 아쉬웠지만 최근 인기가 높아진 미디어아트 작품을 무료로 관람하며 멋진 인증사진까지 남길 수 있는 좋은 전시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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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아트 전시 공존의 네 번째 섹션 '영원으로'

  지난 15일을 끝으로 공예 비엔날레는 막을 내렸지만, 문화제조창 밖에서는 연계 전시가 이어진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는 피카소의 도예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이는 소장품전이 내년 1월 7일까지 진행되고, 국립청주박물관에서는 ‘어느 수집가의 초대’라는 이름으로 오는 29일까지 이건희 컬렉션의 지역 순회전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회 관람을 계획 중이라면 참고해 봐도 좋을 듯하다.

  이번 2023 청주 공예 비엔날레를 통해 ‘수 놓는다’는 말처럼, 작가 개인의 경험과 생각이 단순한 개인의 것이 아닌 한 시대의 모습을 담아내며 자연스레 그와 닮아감을 느낄 수 있었다.사물에 수 놓인 여러 이야기가 청주시민에게 의미 있는 공간에서 공유되는 기획도 관람의 재미를 더해, 전시가 주는 여운과 공간이 갖는 특별한 의미가 공존하는 문화생활이었다.

이우철 기자
2021013033@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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