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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3.11.27 월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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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훈
<충북IN> 한글날 특집: 외국인 유학생이 본 한글과 한국어
제 976 호    발행일 : 2023.10.16 
1446년 10월 9일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날을 기념해 지정된 한글날은 우리의 글과 언어를 기리는 소중한 날이다. 한글은 한 나라의 군주가 백성을 위해 직접 창제한 세계 유일의 문자이며, 그 자체로 독특하고 아름다운 문자 체계를 가지고 있는 우리 민족의 자랑이다. 이 특별한 날을 맞아 우리 학교 국제교류본부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유학생들을 만나 그들이 느끼는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중국에서 온 김건(경제학과·19), 몽골에서 온 마랄마(입학 준비 중), 베트남에서 온 민(국제경영학과·23)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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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차례로 김건(경제학과·19), 마랄마(입학 준비 중), 민(국제경영학과·23) 학생.


Q. 혹시 한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계신가요?

▶김건  제가 학원 다닐 때 선생님께서 한글은 15세기에 세종대왕이 글자를 아는 사람이 다 부자였기 때문에 평민들에게도 글자를 가르쳐주고 싶어서 만들었다고 배웠어요. 원래 있던 문자 체계와는 다른 것으로 모든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문자라고 알고 있어요.
▷마랄마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세종대왕이 1446년에 만들었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민  한글은 세종대왕이 사람의 발음기관을 본떠서 만들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어요. 예를 들어 ‘ㅁ’은 입술, ‘ㅇ’은 목구멍을 본떠서 만든 것처럼요.

Q. 한국어와 본인의 모국어 발음은 무엇이 다른가요?

▶김건  한국어는 주로 초성, 중성, 종성으로만 발음이 이루어져 있잖아요. 근데 중국어에는 성조도 4개나 있고 한국어에는 없는 발음도 많아서 한국 사람들이 배우기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요.
▷마랄마  사실 한국어는 몽골어와 비슷한 발음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몽골 사람이 한국어를 배울 때에 발음 때문에 많이 어려워해요. 그렇지만 문장의 어순, 예를 들어 “나는 밥을 먹는다”와 같이 몽골어도 어순이 주어 목적어 서술어 순으로 한국어와 똑같아요. 그래서 한국어를 배울 때에 쉬운 점도 있어요.
▶민  베트남어는 중국어보다 성조가 더 많은데 그 점이 한국어보다 어려운 것 같아요. 오히려 베트남어가 다른 나라의 언어보다 발음이 훨씬 어렵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한국어 발음을 배울 때 쉽다고 느꼈어요.

Q. 혹시 한국어에도 성조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김건  그건 몰랐어요.
▷기자  한국어에도 옛날에는 성조가 있었어요. 세종대왕이 만드신 <훈민정음 해례본>을 보면 성조를 표기하는 방점이 따로 있어요. 현대의 한국어에도 성조가 남아있는 곳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경상도가 있어요. 경상도 사투리를 보면 억양도 굉장히 강하고 같은 발음의 단어라도 억양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다른 의미가 되는 단어들이 엄청 많거든요. 옛날에는 한국어에도 성조가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없어지고 한반도에서 가장 끄트머리에 있는 경상도와 함경도 일부에만 성조가 남아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고등학교 때 국어 선생님께 들었어요.

Q. 한글이나 한국어에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뭐라 생각하세요?

▶김건  제가 한국에 들어와 2019년도 1년 동안 학원에 다닐 때는 특별한 거나 재밌는 게 딱히 없었어요. 그런데 대학교에 들어와서 친구들이 대화할 때 자주 “야, 아아 마실래?”라고 하는데 뭐라고 하는지 처음엔 몰랐어요. 그런데 나중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줄여서 ‘아아’라고 말하는 거였더라고요. 그게 흥미로웠어요. 중국에서도 줄임말을 쓰기는 하는데 한국만큼 이렇게 줄임말이 많고 보편적으로 쓰지는 않아요.
▷마랄마  한국어에는 비슷한 말이 엄청 많은 것 같아요. ‘맛있다’와 ‘멋있다’ 같은 거요. 작년에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요. 제가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계속 ‘멋있다. 멋있다’라고 말한 거예요. 그래서 옆에 있던 한국 사람이 이상하게 쳐다봤던 기억이 있어요. 또 한국어에는 숫자를 세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더라고요. ‘일이삼사오’ ‘하나 둘 셋 넷 다섯’ 이렇게요. 하나는 한자고, 하나는 순 한국말이라고 하더라고요. 몽골어에는 숫자를 세는 방법이 한 가지밖에 없어요.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중국어도 배웠는데 중국어에도 그런 건 없었어요.
▶민  한국어 공부를 많이 했는데 단어 중에 재미있어서 기억하는 게 있어요. ‘~스름하다’라고 있잖아요. ‘푸르스름하다’ 같은 거요. 그런 표현이 너무 재미있어요.

Q. 한국어를 배우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김건  앞 음절의 받침이 다음 음절로 이어지는, 연음이라고 하나요? 그거랑 발음 규칙 같은 것이 굉장히 어려웠어요. 그리고 사실 한국어에는 외래어가 좀 많잖아요. 특히 영어로 된 외래어 말이에요. 중국에서는 영어로 된 외래어가 있으면 거의 중국식으로 번역해서 쓰거든요. 한국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아서 영어로 된 외래어를 외우는 것이 어려웠어요. 그런데 또 영어 그대로 부르지 않는 것이 있어요. ‘콩글리시’라고 하죠? 저에게는 이 콩글리시를 외우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마랄마  생각보다 공부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하나도 없었어요. 모르는 게 있으면 여기 어학당 선생님들이 너무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저는 엄청 쉽게 공부했던 것 같아요.
▶민  공부할 때 어려운 점 너무 많았죠. 제일 어려웠던 것은 아무래도 단어를 외우는 거였어요. 단어 외우는 것은 딱히 요령도 없고 그냥 단순하게 외우는 것이기 때문에 안 쓰다 보면 까먹기 쉽고 무엇보다도 끝도 없이 꾸준히 외워야 한다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또 베트남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달라요. 그래서 처음에 글을 쓰는 거나 문장을 만들어서 말하는 데에 어려움을 많이 느꼈어요. 한국 사람도 영어로 대화하다 보면 단어는 많이 알고 있어도 문장이 깔끔하게 나오지 않을 때가 많잖아요.

Q. 한글과 한국어를 배워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적이 있나요?

▶김건  제가 어학원 다닐 때 학기마다 문화 체험이 있었어요. 학교에서 친구들을 모집해서 서울에 가거나 에버랜드에 갔어요. 그중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 갔을 때 조금 충격을 받았어요. 중국이 역사가 엄청 오래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한국도 역사가 5천 년이 넘는다는 것을 알고 놀랐어요. 그리고 북한하고 가까운 파주에도 갔는데. 거기 땅굴도 보고 북한하고 이어진 철도가 있는데 전쟁 때문에 끊긴 것도 봤어요. 거기에 ‘집으로 가는 길’이라고 한글로 쓰인 글을 봤는데 조금 뭉클했어요. 그렇게 한글로 써진 글귀나 박물관의 설명서를 보고 직접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엄청 좋았어요.

Q. 한국 생활에서 어려운 점은 뭐가 있나요?

▷마랄마  어려운 점이 진짜 많아요. 작년 3월에 한국에 막 왔을 때는 기숙사에 살았어요. 그다음 학기부터는 기숙사에서 만난 언니와 학교 밖으로 이사해 같이 살았어요. 근데 쓰레기를 따로따로 분리해서 내놓는 거예요. ‘분리수거’라고 하나요? 제가 몽골에 있을 때는 그렇게 따로따로 버리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처음엔 분리수거를 못해 집주인이 쓰레기 이렇게 버리면 안 된다고 전화했어요. 또 콩글리시가 되게 어려웠어요. 한국식 영어 있잖아요. 제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영어로 말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은 영어를 한국식으로 말해서 저는 못 알아듣고, 저는 또 몽골식으로 영어를 말하니까 서로 못 알아듣는 상황이 생겼어요. 그게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택시를 탔을 때 가끔 외국인이라고 무시하는 경우가 있어요. 기사님들이 이렇게 한국어를 못하면 왜 왔냐는 식으로 말해서 상처를 받은 일이 몇 번 있었어요.
▶민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제가 한국어를 잘 못해서 궁금한 것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싶어도 검색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또 검색했다고 하더라도 이해를 못 할 때도 많았어요. 그 점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다행히 한국에서 결혼해서 살고 있는 언니가 많이 도와줘서 일상생활에 어려운 점은 딱히 없었어요.

Q. 혹시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김건  제가 한국에 와서 제일 아쉬웠던 점은 한국어를 많이 쓰지 못한 거예요. 제가 2019년도 3월에 한국에 왔거든요. 그런데 20년 3월에 대학교 입학하자마자 코로나19가 터져서 2학년까지 거의 비대면으로 강의하다 보니까 사실 얼마 전까지도 한국에 있다는 느낌이 별로 없었어요. 그냥 계속 집에만 있고 친구들을 만나도 중국인 친구들만 만나서 놀다 보니 계속 중국어만 하고 그래서 많이 아쉬웠어요. 지금은 제가 학과 사무실에서 근로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한국 친구도 많이 사귀고 조교님과도 대화를 많이 해서 엄청 만족하면서 살고 있어요.
▷마랄마  한국에서 어떤 가게에 가면 직원분이 저를 언니라고 부르는 거예요. 한국에서 언니는 가족에게만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심지어 진짜 나이 많으신 분도 저를 언니라고 불렀어요. 선생님께 물어보니까 모르는 사람인데 여자면 일단 언니라고 부르고 남자면 오빠라고 부른대요. 아줌마나 이모라고 부르면 그분들이 기분 나빠하실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부른다는 데 되게 재밌었어요.
▶민  여기 국제교류본부 선생님들 최고예요. 기사 쓰실 때 우리 선생님들 칭찬 좀 많이 해주세요. 진짜 친절하시고 외국 학생이 학교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항상 있어요. 처음에 학교에 왔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나도 몰랐어요. 한국어도 거의 몰랐고요. 그런데 여기 선생님과 교수님, 친구들이 친절하게 대해줘서 한국어도 쉽게 배울 수 있었고 학교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어요.


오지훈기자
jihoon0388@chungbuk.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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