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로 나라가 어수선한 가운데 6.2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TV와 인터넷에서는 ‘20대의 선거 참여’를 촉구하는 글이 자주 보인다. 여러 진보 단체들은 “현 정부에 대한 심판을 내리자”며 6.2 지방선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곤 한다. 급한 사정으로 지난 대통령선거에 참여하지 못했던 나였기에 이번 지방선거에는 반드시 참여하겠노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학생회 임원으로 보이는 한 학생이 다가와 ‘부재자 투표 신청했냐’고 물으며 신청서 한 장을 건넸다.

며칠 뒤 등기우편으로 날아온 후보자들의 공보지들을 한 장씩 넘기자 ‘교육감’과 ‘교육의원’에 눈길이 갔다. 교육감 및 교육의원이란 단어조차 생소했던 나였기에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의문을 가진 채 그들의 공약을 훑어봤다. 다른 후보자들과 구별되는 공약도, 교육관도 없을뿐더러 다른 도시 후보자들의 공약과도 엇비슷했다. 또한 어떠한 정당에도 속해있지 않은 후보들이기에 그 중 한 명을 선택하기가 어려웠다. 수십여 장의 공보지를 훑어본 후 봉투에서 투표용지를 꺼내 들여다보니 이제는 이름조차 헷갈리기 시작했다.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여러 시민단체와 학부모단체들은 교육감 선거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선거는 그 어떤 때보다 20대 선거 참여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우리 손에 그들의 당락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선거가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지만 교육감선거만은 부동층이 지역에 따라 40~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예비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임을 알려준다. 이처럼 부동층이 높은 이유는 정당공천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호’가 없다는 사실 또한 한 몫 하고 있다. 부재자 투표 신고를 하고 먼저 투표용지를 받아본 나도 누가 누군지 헷갈리는데, 6월 2일 당일 투표용지를 받아보는 사람들은 기표소 내에서 더욱 헷갈릴 수도 있다.

적어도 우리 개신인들은 투표를 하러 가기 전에 그들의 공약을 꼼꼼히 점검하고 ‘후보자 이름’을 꼭 외워서 가길 바란다. 우리도 초.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항상 당시 교육정책에 대한 불평과 불만들을 늘어 놓았듯이 우리의 그릇된 선택이 후배들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다 줄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만큼 우리 20대의 선택이 사회 각계각층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음을 기억하자. 자칫하면 이번 6.2 지방선거가 ‘묻지마 투표’ 또는 ‘로또 선거’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부장 장원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