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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자 2는 ‘둘’을 뜻한다. 영어로는 'two'라고 쓰고 발음을 소리 나는 대로 한글로 쓰면 ‘투’라고 표현할 수 있다. 히라가나로 읽을 때는 ‘니’로 발음되고 중국어로 읽을 때는 ‘얼’로 발음된다. 그런데 한자로 ‘이’ 발음을 표현하게 되면 수많은 한자가 뒤따름을 목격할 수 있다. 한자를 우리식으로 읽을 때 ‘이’는 ‘리’로 발음되기도 하기 때문에 二, 耳, 理 등 쉬운 한자부터 시작해 罹, 肄, 劙 등 일반적으로 접하기도 쉽지 않은 250여 개가량의 한자 형태로 나타난다. 그중 우리 주변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한자는 무엇일까. 아마도 성을 뜻하며 오얏(자두)나무를 의미하기도 하는 ‘李’라는 것에 일반적인 동의가 있을 것이다. 실제 ‘이 아무개’라는 이름은 ‘김 아무개’라는 이름 다음으로 많다. 우리나라의 최고 유명인이랄 수 있는 대통령조차도 ‘이 아무개’라는 전체집합의 부분집합 원소이지 않은가. 이야기가 나온 김에 대통령을 비롯한 다른 ‘이 아무개’ 이야기를 잠깐 해 보자.

 이명박 대통령과 소설 ‘무정’이나 ‘사랑’ 등의 작품으로 익숙한 소설가 이광수는 참으로 공교롭게도 ‘이’라는 성 말고도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직․간접적인 관계다. 우선 이들은 모두 약육강식의 법칙과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식의 우승열패 가치관을 기본 바탕으로 한다. 박정희의 사상적 스승이라고 할 만한 이광수는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저작 활동을 통해 힘의 논리를 외쳤고 당시 소년 박정희는 그에 큰 감명을 받아 후에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힘의 논리에 입각한 국가주의적 이념 아래 군사독재와 철권통치를 했다. 이런 우승열패의 가치관은 신자유주의와 쉽사리 맞물린다. 자타 공인의 신자유주의자 이명박 대통령은 실제 현대 건설 시절부터 박 전 대통령의 카리스마와 가치관을 동경했다. 그것은 그의 자서전을 통해서도 발견할 수 있는 사실이다.

 이광수-박정희-이명박으로 이어지는 이 묘한 사상적 계보는 과연 우리 사회를 치유하는 것일까, 더욱 병들게 하는 것일까. 역사에 판단을 맡기기엔 왠지 모르게 그 대가가 너무 클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