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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학년 학생들에게"
제 824 호    발행일 : 2010.10.31 
완연한 가을이다. 일교차가 심한 요즘, 피부에 느껴지는 선선한 기운은 우리에게 시간의 흐름을 깨닫게 해준다. 2010년 한해의 8부 능선을 지나가고 있다는 심경의 파장 때문일까. ‘봄·여름·가을·겨울’ 일 년 사계절은 철 따라 연속적으로 흘러가지만, 가을은 자연변화 속에 시간의 ‘일시적 멈춤’을 느끼게 한다. 나와 더불어 존재하는 모든 것을 곱씹어 보게 한다. 그간 잊혀 졌거나 상실한 자아를 일깨워 준다. 그래서 가을은 각성과 새로운 다짐의 전환기인가 보다.
어찌 보면 대학 4학년 가을학기는 일교차만큼이나 심리적 긴장감과 동요가 있는 것 같다. 대학공간의 끝자락에 졸업이라는 시간적 전환점에 있고, 4년 동안의 학생신분과 새롭게 맞이해야하는 대학세계 밖의 또 다른 세상간의 접점에 있다고나 할까. 최근 많은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전환적 생활의 일교차에 힘들어 하는 듯하다. 만만치 않은 취업시장, 불투명하게 급변하는 사회현상, 학생인 동시에 성인인 현재 자신의 정체성 확인 등. 이 과정에서 되돌아 본 그간의 세월에 대해 때로는 후회를 하거나, 미래를 바라보는 희망만큼  불확실한 새로운 세상에 두려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젊다는 것은 달리 좋은 것이 아니다. 젊음은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값어치가 크다. 사회생활의 진입조건에 대한 압박감이나 4학년 끝자락에 와 있다는 부정적 상념에 스스로를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지 말아야 한다. 늘 가능성이 있다는 긍정적 생각을 가지고 ‘지금, 여기에(now&here)’ 충실해야 한다. 사회분위기에 위축되거나 실존적 자아를 손상시키지 말고 새롭게 되새겨 보는 기회의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 여기에서부터...!
한편의 장편소설을 쓰는 작가처럼 긴 호흡을 가져보면 어떨까. 들숨과 날숨의 심호흡을 길게 가져보자. 인생은 단기승부가 아니라 장기승부이다. 비록 대학생활이 불만스럽게 흘러갔어도 남은 젊은 인생은 갈 길이 멀다. 성공하는 사람은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환경과 상황이 어떻든 간에 그 조건을 직시하고 주도적 자기 세계를 담백하게 그려내는 사람이다. 인생의 기승전결(起承轉結). 4학년 가을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비로소 시작이다. 무엇을 학교에서 느끼고 배웠든지 이제 겨우 세상으로 나아가는 승(承)정도의 단계이다.
세상을 향해 힘차게 달음박질 하려면 젊음의 여유로움으로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 춘하추동(春夏秋冬) 한해의 흐름 속에 가을을 일시적 멈춤의 계절로 사색한다면, 4학년 가을은 자신의 총체적 인생여정의 청사진(blue print)을 전환적으로 그려내는 귀한 순간이 될 것이다. 가을 낙엽은 퇴비가 되어 봄 씨앗을 잉태시킨다. 가을 낙엽은 긴 호흡으로 겨울을 나고 봄을 꿈꾼다. 여러분의 당당한 가을 끝마무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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