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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인
[기자의 눈]지금은 연애시대?!
제 826 호    발행일 : 2010.11.27 

 어느덧 다가온 종강호 마감. 모니터의 시계를 보니 밤 11시가 훌쩍 넘었다. 자정이 되면 문을 닫는 기숙사를 생각하며 서둘러 짐을 챙겼다. 어둑어둑하고 삭막한 교정은 춥기만 한데 얼어가는 손을 넣을 곳이라고는 얄팍한 주머니 뿐. 기숙사 앞까지 빠르게 걸어갔으나 이내 멈칫하고 만다. 재빨리 눈을 돌렸지만 이미 늦은 듯하다. 얼싸안은 연인들에겐 서로밖에 안 보일텐데 지나가는 행인의 눈 속엔 왜 이리 많은 것들이 들어오는지. 알 수 없는 묘한 마음을 움켜쥐고 기숙사 안으로 발을 디뎠다. 하지만 고개를 들 수 없는 건 여전하다. 시선을 이리저리 옮겨보지만 둘 곳이 없다. 이쪽도 저쪽도 눈길보다 빠르게 자리한 커플들뿐이다. 곱게 단풍이 든 저 나무라면 괜찮을까 싶어 무심코 바라보았으나 아뿔싸, 언제부터 나무에도 눈이 달렸던가. 마치 한 사람 같은 두 사람이었을 줄이야. 헤어지기 아쉬운 연인들의 사랑은 실로 그런 것이었나 보다. 앉을 수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아주 비좁을지라도 혹은 그곳이 발 붙일 땅뿐일지라도 함께 있고자 하는. 기숙사로 들어가는 10분 사이에 체감 온도는 무한대로 떨어져 버렸지만 그들에게 11월은 열대야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시, 노래, 소설, 격언... 세상의 어떤 매체에서도 ‘사랑’에 관해 얘기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만큼 사랑은 우리의 삶과 뗄 수 없는 감정이다. 슬픔이라는 감정에 눈물이라는 표현이 따르듯 우리가 갖는 감정들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는 사랑에도 애정표현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내가 했던 말과 행동은 반드시 책임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다시 되돌아온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랑하는 일 조차 책임감을 운운한다면 너무 답답하게 보일수도 있다. 그러나 나만의 감정으로 끝날 것만 같았던 일들이 때로는 주위에 영향을 미칠 때가 있다. 상대방에게만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던 빼빼로 데이가 포장지만 남은 길거리 때문에 혀 차는 소리를 자아내듯이 말이다.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것이 사랑이지만 그 사랑은 ‘잘’ 표현함으로써 더욱 아름다워진다. 그리고 타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은 결코 아름답다고 할 수 없다. 기준이라는 말을 사용하기엔 애매하고 난감한 문제지만 자신의 연인을 배려할 줄 안다면 그만큼 타인들도 배려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은 과제, 내일은 학점, 모레는 취업... 이렇게 애써도 무엇 하나 보장받지 못하는 막막한 청춘들.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배부른 소리가 아닌 또 다른 쉼표임을 기억하자. 괜히 잘못 튀어나가서 따옴표나 마침표를 찍어버리지 않도록. 돌아오지 않는 20대, ‘잘’ 사랑하고 ‘잘’ 표현하자.

 
박혜인 기자
pie00k@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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