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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세평> Festina Lente 천천히 서둘러라!
제 826 호    발행일 : 2010.11.28 


이영성 의과대학 교수
 
고대 로마의 초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가 한 말이다. 공화정 말기의 내란이 끝나면서 해야할 일이 너무 많았고, 마음도 급했을 터이다. 지금 한국의 정치경제와 군사적 상황에서 떠오르는 단어다. 평화적 남북통일을 위해 하나둘 쌓아가야 할 일이 많은데,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접하면서 마음이 급해졌다. 당장이라도 총을 들고 싶은 심정일게다. 탁상공론을 일삼는 정치권에다 한방을 날리고 싶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페스티나 렌테!
교육과 연구, 사회봉사를 임무로 하는 대학에 몸담고 있는 필자는 보건의료 정책과 정보를 전공하면서 자주 이런 좌우명을 되새길 때가 많다. 대학교수로서 정책봉사를 한지 15년을 넘었다. 특히 최근에는 우리나라 전체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비를 심의하고 배분을 하기 위한 원칙을 정해서 각각의 부처와 협의를 하는 위원회에서 실무를 보다보니 더더욱 그렇다. 연구비의 효율적인 배분과 우수한 성과를 확보하기 위해서 이슈화되고 있는 분야에서 자주 만나는 당사자들은 해당 분야 최고의 석학들이며 부처에서도 가장 유능한 연구개발 담당 공무원들이다. 하지만 항상 대화를 나누다보면 개개인의 능력과 시스템으로서의 역량이 크게 차이나는 것을 느낀다. 개별 부처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것과 범부처 공동사업을 통해서 역량을 발휘할 사업이 분명 다른데 모두를 자기 영역권 내에서 하겠다고 한다. 심할 때는 ‘왜 이리들 똑똑한 자들이 왜 그렇게들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지 탄식할 때가 있다. 조정 회의에서 한 발언내용과 돌아가서 하는 얘기가 다를 때 그랬다. 이제 우리나라 연구비는 국민총생산량 대비 연구비 비중을 고려할 때 선진국과 엇비슷하거나 보다 더 비중이 많기도 하다. 다르게 표현하면, 경제규모에 따라 연구비의 절대적 액수는 적을 수 있지만 연구비의 배분과 효율적인 집행을 전제로 한다면 해 볼만 한 수준의 규모에 와있다고도 볼 수 있다. 창의형 연구와 전략적 연구를 구분하고 창의형은 안정적인 연구비를 일정기간 계속지원해주는 것이 핵심이고, 전략적 연구는 우리나라 연구의 역량을 잘 평가하여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 과감한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흔히들 창의형 연구에서 노벨상을 기대하고, 전략적 연구에서 산업화를 통한 국부창출을 바란다. 맞는 말이다. 여기서 조정과 융합, 시스템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영역은 필자는 후자 즉, 전략적 연구에서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전략적 연구개발 분야에서 시스템의 효율성과 시너지를 관리하고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가 없는 것이 문제이다. 우수학술지 게재실적을 보여주는 SCI 점수는 창의형 연구의 성과지표라면 전략적 연구는 연구의 네트워킹을 강조하는 지표를 봐야 한다. 연구의 연결망을 분석하고 연결에 기여한 요소를 분석해서 지표화해야 한다. 소위 연구에서의 우수성을 SCI 지표로 말하는 리더십과 네트워킹 지표로 말하는 파트너십에서 찾아야 한다. 모두다 천천히 서둘러야 할 과제이다. 고대 로마 공화정 말기의 정치인 브루투스는 자신이 선언한 법과 윤리를 지키기 위하여 자신의 두 아들을 자기 손으로 처형을 하고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지켰다. 시스템적 전략 연구와 연구 윤리가 대학에서부터 전개되어야 한다. 그래야 Korea Discount에서 Korea Brand로 대한민국의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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