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돈가스를 좋아하는 친구 한 명이 인상을 쓰며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근처 돈가스 식당의 가격이 모두 천 원 이상 올랐다는 것이다. 천 원마저도 아쉬운 얇은 지갑의 자취생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였다. 혹시나 싶어 다시 한번 메뉴판을 보지만 천 원이 오른 가격표만 눈에 계속 밟힐 뿐이었다. 갑자기 천 원 ‘씩이나’ 올려버린 주인아주머니가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주인아주머니에게 따져 물으니 아주머니도 한숨이다. 구제역 때문이란다. 돼지고기의 도매가가 크게 올라 가격을 올리지 않고서는 도저히 가게를 운영할 수 없다는 아주머니의 말. 뉴스에서나 나오는 줄만 알았던 이 상황이 바로 우리에게까지 느껴지다니 새삼 놀라울 뿐이었다.
이 식당뿐만이 아니였다. 많은 수의 가게들이 돼지고기가 들어간 음식의 값을 적게는 500원에서부터 많게는 2000원까지 올렸다. 상황이 심각해 사회부 기사로 삼을 요량으로 취재를 시작했다. 학교의 정문, 중문, 후문의 식당가서부터 재래시장까지 직접 ‘금(金)값’이 된 국내산 돼지고기의 가격을 취재하며 지역의 상인들을 만났다.
“돼지고기 값이 얼마나 올랐나요?”라는 질문에 상인들은 한숨만 내쉴 뿐이였다.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언론에서 발표된 인상가격의 2~3배가 넘게 돼지고기 값이 뛰었다는 것이 상인들의 주장이다. 정부에서 발표한 국내산 돼지고기의 가격안정 정책은 상인들에게까지 안정을 안겨다주지는 못했나보다.
한 정육점 사장은 힘들다는 말만 연신했다. 가격을 수없이 고친 가격표를 찍으려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 순간, 사장은 “사진은 찍지 마세요”라며 화를 내셨다. 가격을 올린다고 울상인 게 소비자뿐이겠는가. 그 마음이 이해가 가서 카메라는 거두고 다른 곳을 취재하러 갔다.
상황이 이러한데 가격을 올리지 않은 곳도 많았다. 가뜩이나 손님도 없는데 가격마저 오르면 그나마 오는 손님의 발길이 끊긴다는 이유다. 이래저래 속상한 상인들의 모습이었다.
순대국밥집, 정육점, 삼겹살집, 족발집, 돈가스집 등 돼지고기나 돼지고기를 이용한 음식을 파는 모든 상인들의 첫 대답은 한숨이었다. 가격을 올린 음식점이나 가격을 올리지 않은 음식점이나 마찬가지였다. 몇 달 사이 2~3배나 뛰어버린 돼지고기 값에 가게의 운영은 나날이 힘들 뿐이다. 이런 상황까지 치달았지만 가격을 마냥 인상할 수만은 없어 식당 주인은 난감해했다.
최근 정부에서는 수입산 돼지고기 소비를 권고하며 한시적으로 수입산 돼지고기에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산 돼지고기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수출관계자들이 무관세로 낮춰진 가격만큼 도매가격을 올린 것이다. 정부의 다음 대책은? 단지 침묵으로 일관할 뿐이다. 정부의 침묵이 깊어질수록 우리 주변 상인들의 한숨 소리는 더욱 깊어만 간다.








남소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