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작년 G20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계기로 한국의 국격이 높아졌다고 좋아한 적이 있었다.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열을 언급하고, 세계정상들이 한국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자 하는 노력들을 볼 때, 국격이 높아진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왜 국격이 높아진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정부가 국민에게 신뢰감 있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실상이모습이 대외적으로는 화려하지만 대내적으로는 초라하다는 인식이 국민들의 뇌리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의 바로미터는 국민들이 정부를 얼마나 신뢰하는가에 달려 있다. 지금 한국은 정부와 국민이 따로국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국민과 약속한 정책을 뒤집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는 정부대로, 국민은 국민대로 서로 소통되지 않고 신뢰할 수 없다고 야단법석이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첫째, ‘양치기 소년과 늑대’의 우화의 양치기 소년처럼 정부는 행정도시 이전과 충청권 과학 비즈니스 벨트 유치 공약에 대해 말을 바꿨다. 이에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붕괴되고 있다. 슬프게도 한국의 국민은 정치인들의 정책 공약에 대하여 100% 신뢰하지 않지만, 최소한 대통령의 정책공약에 대해서는 약간의 신뢰감을 지닌다.
그러나 대통령은 표를 얻기 위해 공약(公約)을 했다고 한다. 공약(公約)은 말 그대로 정부나 정치 입후보자들이 국민들에 대해 실행할 것을 전제로 하는 약속이다. 대통령은 만인의 어버이이다. 부모가 자녀들에서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하면서, 자신은 거짓말을 정당화하는 현실에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둘째, 인권의 보장과 향유는 선진국의 기본 조건이다. 선진국의 문턱에 서 있는 한국에서 과연 인권의 보장과 향유가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국민들에게 자괴감이 가득하다. 얼마 전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국내 인권 상황과 관련해 정부에 보고서를 전달하고 개선을 권고하였다. 이는 1995년 국가보안법 폐지,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 이유로 수감된 이들의 석방 등을 권고한 이래 16년 만의 일이다. 유엔의 우려를 무시하더라도 우리는 너무나 많이 표현의 자유가 훼손되고 인권이 짓밟히는 현실에 살고 있다.
셋째, 대한민국은 지금 ‘빈익빈 부익부’ 현상과 더불어 양극화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회전문 인사를 통한 인사정책,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 나날이 고공행진 중인 물가와 연료비 문제, 부동산 문제에서 비롯된 전세난 문제, 대학 학자금 문제와 청년실업 문제 구제역 등 도처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으나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 한국은 위기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에게는 언제나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에너지가 있다. 무자비한 식민통치와 한국전쟁 및 IMF 구제 금융체제 하에서 놀라운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여기에는 국민과 정부간의 소통과 신뢰가 전제되었다. 국격은 국민과 함께 만들어야 가치가 있는 것이다.








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