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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 성장보다는 사회발전을 추구해야
제 829 호    발행일 : 2011.03.20 
우리 사회의 국가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와 대부분의 사회 구성원들은 경제 성장을 제1의 가치로 내면화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행위자들에게 이를 강요하고 있다. 절대 빈곤에 시달리던 시절에는 경제 성장에 매진하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대 빈곤이 문제가 되는 시대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못살기 때문에 다른 것을 희생하고서라도 잘살아야 된다고 채근해야 하는 수준은 넘어섰다. 국토는 작지만, 인구는 26위권, 경제 규모는 12위권에 도달한 부국이다. 더 이상 경제 성장에 목을 맬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행복 증진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지금보다 두 배가 되는 4만 불이 된다고 해서 행복감이 두 배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사회 조사 결과에 의하면, 소득의 증가와 행복도는 반비례 관계마저 있다고 한다.
사회의 수준을 질적으로 높여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시민권의 확대이다. 시민권은 공민권(법 앞에서의 평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 정치권(참정권과 피선거권), 사회권(사회 경제적 복지의 권리)으로 구분되면서 발전한다. 최근에 시민권의 내용이 크게 확대되었다. 법 앞의 평등이라도 기계적인 평등이 아니라 실질적인 평등이 정의(正義)에 부합한다. 소득에 맞게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득에 비례하는 의료 보험료 방식을 수업료 납부와 과태료 부과 등 사회 모든 분야에 적용하는 것이다. 정치권도 단순히 투표권과 피선거권의 보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로 그 내용이 바뀌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그들을 대표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 수 있어야 정치권이 확보된 것으로 평가된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일해야만 먹고 살 수 있어 투표장에 가지 못하고, 이들을 대변하는 정당이 없어 기권하는 사회는 아직 제대로 된 정치권이 확보된 것이 아니다. 사회의 일부 계층만 행복한 사회이다. 오늘날 사회권은 특히 중요하다. 상품화와 탈상품화, 그리고 가족화와 탈가족화는 복지 제도를 통해 이루어진다. 일할 수 있고 이를 위한 교육받을 권리가 있어야 한다. 실업과 질병 등이 발생했을 때 일하지 않고도 일정한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돌봄 노동을 가족(특히 아버지)이 수행할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양극화는 심해져 실질적인 법 앞의 평등은 멀어져 가고 있다. 비정규직을 대변할 정당은 없어 투표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대학생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자 하여도 일할 기회가 없다. 해고는 거의 인생을 끝내는 사건이 되고 있다. 돌봄 노동이 여성에게만 부여되고 있다. 그리고 돌봄 노동이 사회화되지 못해 가족에 많은 부담을 안겨 주고 있다.
경제 성장과 수치에 얽매여서는 이를 해결할 수 없다. 사람을 우선해야 한다. 국가, 시장, 시민사회,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관을 사회 발전과 그리고 행복한 삶의 증진으로 바꾸어야 한다. 사람은 보이지 않고 수치만 앞세우면, 2만 불짜리 불행한 사회, 4만 불짜리 불행한 인간만 양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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