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5개. 우리학교 도서관 총 열람좌석 개수를 가리키는 숫자다. 강원대 3006개, 경북대 4897개, 충남대 4115개, 전남대 5332개, 전북대 3539개, 부산대 5594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이용자 수 대비 전국 최저 수준에 달한다.
때문에 시험기간만 되면 도서관에는 ‘메뚜기족(族)’들이 기승을 부린다. 여기서 말하는 메뚜기족이란 빈 자리에 잠깐 앉았다가 주인이 오면 다른 빈자리를 찾아 자리를 옮겨 다니는 학생들을 말한다. 도서관 열람실 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까닭에 어쩔 수 없이 생긴 현상이다. 물론 시험기간 동안 열람실 좌석이 부족한 현상은 비단 우리학교 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학교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하다 싶을 정도다.
메뚜기족의 등장은 ‘도자기족’의 등장에서 기인한다. 이는 친한 친구나 선후배들의 자리를 이른 아침부터 대신 맡아주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서, ‘도서관 자리 맡아주기’의 줄임말이다. 수많은 메뚜기들은 실제 이용시간이 불과 몇 시간 되지 않는 이들을 비난한다. 부끄럽지만 친한 친구 중 한 명도 이런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 친구는 동기 10여 명 중 한 명에게 학생증을 몰아준 뒤, 새벽 5시부터 나와서 기다리다가 열람실 좌석 10개를 맡아놓는다고 한다. 돌아가면서 딱 하루만 고생하면 시험기간 동안 좌석 문제는 해결하는 셈이다. 뒤에서 기다리는 학생들의 따가운 시선은 피할 길이 없지만, 특별히 누가 훼방을 놓는 일은 없다고 한다.
도서관 측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고 한다. 종전에는 도서관 경비원이 좌석 배치기 옆에서 지켜보며 학생 한 명이 여러 좌석을 맡는 행위를 금지했다. 그러나 도자기족들이 되려 큰 소리를 내고, 잦은 충돌이 일어나자 중단했다고 한다. 일부 몰상식한 학생들 때문에 ‘도자기 행위’가 공공연하게 인정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제 2도서관 신설이라는 방법을 제외하고, 교내 구성원들은 입을 모아 책상에 메모지를 붙여둘 것을 권유한다. 수업시간이나 휴식시간 등 자리를 잠깐 비우는 사람들이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자리를 비운다’는 메모를 남겨둔다면 그나마 메뚜기족들이 마음 졸이지 않고 자리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좌석배치기에 ‘임시 퇴실’ 또는 ‘자리 비움’ 기능과 해당 임시 좌석에 대한 사용 권한 부여가 가능하다면 자리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적인 문제로 이것이 불가능 하다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 스마트폰의 보급화로 이미 학생 상당수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어플리케이션과 도서관 시스템의 연동을 통해서 현실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역시 시스템 구축만 가능하다면 개발이 가능하다는 입장과 함께, 사용자가 많을수록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나만 자리잡고 공부할 수 있으면 누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식의 생각은 위험하다. 언젠가는 반드시 반대 입장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학생들이 이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해서는 곤란한 까닭이다.








장원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