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옥 주건환경학과 교수
전체 학생중 여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은 우리학과의 학생들을 면담하다보면 청주·청원지역의 거주학생이 많을 것 같지만 예상외로 타지역에서 유학온 학생이 70%를 넘어선다. 대학생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부모로부터 세대분리를 하여 자신의 의식주를 포함한 일상생활관리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 학생들의 주거문제는 운이 좋으면 저렴하고 시설이 좋은 학교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해결이 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원룸 또는 저렴해서 열악할 수밖에 없는 소규모의 자취방, 하숙집, 고시원 등에서 생활하게 된다.
대학생들의 주거는 생활을 위한 기본 공간으로, 휴식과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식생활을 해결하고 의복의 세탁과 관리를 하는 의생활에까지 영향을 끼쳐서 젊은 날의 나의 이미지를 형성해 가는데 중요한 장소이다. 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생리적, 심리적, 심미적, 사회적 영향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마스로우(Maslow)의 인간욕구이론으로 주거욕구를 적용한 것에 따르면, 가장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주거에서는 안전에 대한 욕구, 가끔씩이라도 친구를 부를 수 있는 사회적 욕구, 여가 시간을 편안하게 즐기면서 달성하게 되는 자아실현의 욕구를 기대할 수 없다. 주거환경에 대한 상징적, 심미적 측면에 대한 접근과 더 나아가 환경이 인간의 행위와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가르치다보면 다수의 자취와 하숙을 하는 학생들이 일상의 주거환경에서 가장 낮은 단계의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기도 급급한데 상위 단계의 욕구를 실현하는 공간 디자인을 괴리감 없이 해낼 수 있을까 우려가 된다.
타지에 와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위한 체계적이며 합리적인 주거대책은 없을까? 아무리 높은 이상과 꿈을 갖고 있는 젊은이라도 내 몸 하나 편안히 쉴 수 있는 주거공간이 없다면 오래 가지 않아 현실의 피곤함 앞에서 지쳐갈 수밖에 없다. 사고의 긍정적인 힘은 나의 일상을 지배하는 생활공간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대학생의 주거문제는 최근 2~3년 전부터 주택 가격이 가장 비싼 서울 지역의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비용에 맞는 집 구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각되었다. ‘대학생의 주거권’에 대해 생각할 계기가 되어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조직을 결성하고 구체적인 활동을 통해 해답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 며칠 전 신문기사에는 집없는 대학생들의 모임인 ‘민달팽이 유니온’ 결성에 대한 내용이 실렸다. 조합원들끼리 자취, 하숙환경의 공간 ? 시설 평가 정보를 나누고 지역의 주거실태조사, 이사 품앗이, 부동산문제 상담을 하며 1인 거주를 위한 밑반찬만들기 행사도 열었다고 한다. 학생들이 주거권에 대한 활동을 하면서 모대학의 생활협동조합에서는 학교에서 1시간 이내의 거리에 기숙사를 건설하려는 움직임도 있고, 지자체가 기숙사 건립이나 자취방 보증금대출제도 등을 시도하는 지역도 있다.
우리대학에서도 학생들의 주거권을 얻기 위하여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이러한 움직임이 가시화되면 좋을 것 같다. 학생들이 임시주거라는 생각으로 4년을 움츠린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공간이 안락하고 내 꿈을 이룰 수 있는 소중한 곳으로 바뀌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1인 주거는 어떠해야 하는지, 필수 조건인 최저주거기준은 무엇이며, 주거선택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내가 해야 하는 주거관리는 무엇인지에 대해 알고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학생들의 활동이 활성화되면 주거관련 학과의 교수, 학교, 지자체가 모여 함께 대학생의 주거권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다. 타지에서 온 학생의 주거환경에 대한 걱정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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