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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지수
학점에 멍든 대학생 양심
제 835 호    발행일 : 2011.08.30 

 일명 ‘수강신청 괴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이리저리 수소문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소문의 근원지인 단과대학에서는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었고 예전부터 그런 일이 있어왔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 만약 소문이 사실이라고 해도 당사자가 나타나 자신이 했다고 밝히지 못할 것이다. 소문 내용의 확인을 위해 종합정보시스템에서 고의로 비밀번호를 5회 잘못 입력하고 본부를 찾아가서 초기화해 봤는데 그 과정은 쉽고 간단했다. 하지만 총성 없는 전쟁이라는 수강신청을 몇 분 앞두고 ‘비밀번호 5회 오류가 났으니 초기화를 해달라’는 오류 메시지를 보며 피해학생들은 얼마나 당황했을까.

 전산정보원의 담당자를 찾아가 소문을 얘기하자 ‘올해도 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생각해보면 수강신청과 종합정보시스템 로그인과 관련된 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은 양심 불량 학생들에게 있다. 자동 수강신청 프로그램을 만든 것, 고의로 다른 학생들의 학번으로 로그인을 시도해 수강신청을 방해한 것도 모두 우리학교 학생이다. 늘 수강신청 백전백승을 자랑했지만 이번 2학기에 확인코드 오류 때문에 참담한 패배를 당한 것도 이유를 따지고 보면 ‘도덕 불감증’ 학생들 때문이었다니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학생들이 자신의 양심을 팔아가면서까지 수강신청에 목숨 걸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학점’ 때문일 것이다. 수강신청 자체가 학점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는 것과 좋은 성적 사이에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도 치열했던 수강신청이지만 지난 학기부터 전 과목 상대평가가 실시되면서 우리학교 학생들이 학점에 더 민감해지는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같은 과 동기마저 곤란에 빠뜨리는 수강신청 방해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비단 수강신청뿐 만이 아니다. 요즘 대학생 사이에서 과제 내용을 인터넷 사이트에서 베끼거나 다운 받는 것은 예삿일이 됐고 졸업 논문을 대필하는 대범한 행동도 서슴없이 한다. 너도나도 하다 보니 학생들에게 양심의 가책 따위는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방법을 쓰지 않는 도덕적인 학생들에게 ‘융통성 없는 바보’라고 손가락질한다.

 학점에 연연할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이런 ‘도덕 불감증’이 바늘구멍 취업문을 뚫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용서받을 수는 없다. 이 같은 행동은 대학 내 도덕성과 윤리성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사회 전체를 어지럽히게 된다. 요즘들어 사회에서 내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엄연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우리 대학생들에게 시대를 이끌어 나갈 미래의 지도자로서 도덕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나라고 왜 양심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부끄러운 마음과 함께 나부터 양심을 속이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양심을 저버리는 행동보다는 나만의 노하우를 만드는 것이 어떨까. 대학생활에 충실하다보면 건전한 방법으로도 학점을 높일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길 것이다. 대학생 스스로가 양심과 도덕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한 사회구성원이 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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