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여름에 대학생들이 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추라는 시위를 비교적 세게 벌였다. 대학생 뿐만 아니라 현재의 학부형과 미래의 학부형들도 집회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대학 진학률이 90%에 육박하는 현실에서 이제 고등 교육은 필수 교육이 되었다. 대학을 나오지 않고는 취직도, 심지어는 결혼도 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등록금을 충당하려면, 온 가계가 허리를 졸라매지 않을 수가 없다. 학생들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업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는, 그래서 학업을 위해 학업을 포기하는 이상한 역설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등록금 총액을 낮추기보다는 장학금 혜택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학생들과 학부형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동떨어진 해법이다. 한편으로 정부가 등록금을 인하할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감사원이 7월에 우리 학교를 포함하여 일부 대학을 감사하였고, 8월에 본격적으로 서울대와 연고대를 포함하여 주요 대학을 감사하기 시작하였다. 보도에 의하면 이를 바탕으로 수 십개 대학을 퇴출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문제가 있으면 그 근원을 살피는 것이 해결의 기본이다. 반값 등록금의 핵심적 해결 방안은 ‘교육의 공공성’을 확립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국가가 교육 재정 책임을 지금보다 더 진다면, 등록금의 반값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국립 대학의 등록금이 사립 대학의 절반에 미치지 않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반값 등록금의 실현은 현재의 등록금을 반으로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국립 대학의 비중을 늘리고 사립 대학의 비중을 줄이면 저절로 실현된다. 물론 국립 대학도 대학이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는 기성 회계로 인해 등록금이 인상될 소지가 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와 일부 전문대학원은 사립 대학에 육박하는 등록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도 기실은 국가가 재정 부담을 지려 하지 않아 편법으로 기성 회계를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국가가 재정 투자를 하면 바로 해결되는 문제이다.
우리가 일부 유럽 국가처럼 대학 등록금을 받지 말자거나 나아가 학생들에게 학업 보조비를 지불하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국립 대학의 비중은 줄이고 사립 대학의 비중은 늘려 온 정책을 이제는 수정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가 고등 교육 재정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교육의 공공성’의 핵심이다. 이것이 이루어지면 국민들은 등록금이 싼 국립 대학을 선택하게 된다. 국립 대학 비중이 높아지면, 자연히 가족의 재생산 비용이 낮아져 국민 후생 복지에 기여하게 된다. 정부가 몇 년 전에 했던 것처럼 국립 대학의 정원을 일률적으로 10% 감축하거나 기존 국립 대학을 감축하는 방안과 같은 것을 이번 감사 결과로 제시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런 해법은 문제의 근원을 전혀 보지 못하는 것이다.
국립 대학도 교육의 공공성을 진작하기 위해서는 내부 개혁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질 좋은 교육을 하고, 수준 높은 연구를 해서 학생들이 낮은 등록금 때문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지원하고 싶은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이 점에서 국립 대학 구성원의 분발이 촉구된다. 국가와 국립 대학의 노력이 합쳐질 때 ‘교육의 공공성’의 수준과 질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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