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학가에는 구조조정이라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 대학이 이른바 ‘하위권’ 대학이나 ‘부실대학’으로 판정되는 경우는 상상조차 안 되지만, 최근에 정부가 각종 지표를 근거로 교육과학부 정책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대학을 대상으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중단하거나 줄이겠다고 선언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다른 대학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최근에 대학의 입시제도, 등록금 인하, 대학평가 등이 사회·정치적 문제로 비화됨에 따라 대학도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기보다는 외부 평가나 평판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입시사정관제의 확대 적용, 학과정원 감축이나 학과신설 등의 대학 내 중요한 정책이 임기응변식으로 발전계획과 무관하게 결정되고 있다.
충북대학교가 더욱 강화될 대학구조조정이라는 파고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우리 대학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먼저 찾아서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더욱이 강의실, 실험실, 세미나실, 도서관 등 교육현장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면, 우리 대학교의 구조적인 문제가 무엇인가를 이 기회에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우리 대학은 학생 수에 비해 교수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 취약점이 되고 있다. 높은 교수 충원율 때문이 아니라 교수 대비 학생이 적은 의과대학, 수의과대학, 약학대학, 사범대학, 법학전문대학원 등이 모두 있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도 크고 재정도 취약하다는 점이다. 앞으로 이 문제는 교수인원 배정에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둘째, 방만하게 개설된 강좌가 많다. 방만한 강좌는 대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대학의 재정도 악화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좌는 세부전공의 분할로 늘어나고 있고, 이런 저런 이유로 전임교원의 책임시수를 줄이는 선심정책은 지속되고 있다. 강의는 담당할 수 있는 전임교원의 수를 기준으로 설강되고 교과과정도 소수정예식으로 내실있게 개설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우리나라 대학 전체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이지만 교육과 연구에서 인센티브는 연구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 편중된 인센티브는 이미 교육을 등한시하는 풍조를 만연시켰다. 현재 진행 중인 ACE 프로그램은 학생에 대한 관심 증대에는 다소 기여하더라도 교육에 대한 책임감 제고에는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다.
넷째, 우리 대학에서 특성화가 급진전되는 것도 아닌데, 대학 간 학문 간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대학교 내에서 대학별로 강의실, 실험실, 연구실 상태가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같은 대학교의 교원이나 학생으로서 수긍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 대학은 개교 60주년을 기념할 만큼 전통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중부권의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비전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대학이 스스로 반성하고 그 반성에 기초하여 노력하지 않는다면 60년 전통도 물거품이 될 수 있고 대학 구조조정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개교 60주년을 자축만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대학다운 대학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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