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일본 바둑계를 주름잡았던 프로 바둑기사 조치훈 9단이 기성전에서 우승한 후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자신은 바둑을 한수, 한수 둘 때 마다 목숨을 걸고 둔다는 유명한 말을 한 적이 있다. 무슨 바둑을 목숨을 걸고 두겠느냐 마는 그의 프로 정신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래토록 남아 있다.
최근에는 ‘나는 가수다’ 라는 TV프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영혼을 노래하기에 관중은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환호한다. 우리는 이렇듯 직업정신에 투철한 사람들의 프로정신을 찬양하며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이다.
오늘날 정치판에 안철수 신드롬으로 일컬어지는 변화의 물결이 폭풍처럼 몰아닥치고 있다. 여당과 야당이 서로 철천지 원수처럼 물고 늘어지며 싸움질만 계속하기에 국민들이 염증을 느낀 결과라고 정치권에서는 진단하고 있다. 여당은 정책의 당위성만 내세워 대화보다는 밀어 붙이기 식의 공세를 취하고 야당은 야성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에만 빠져 무조건적인 반대만을 일삼은 결과인 것이다. 국민은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그런 프로 정신을 가진, 국민을 하늘처럼 받드는 지도자를 기대하는 것이다.
10.26 보선과 내년 총선 및 대선을 계기로 성큼 정치의 계절이 돌아온 것 같다. 이 좁은 땅덩어리에 애국자들도 참 많다. 민족을 생각하고 민중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숱한 사람들이 자신만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목에 핏대를 올린다. 빈부의 차이가 해소 되어야 한다. 교육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어야 한다. 저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주인 많은 나그네 오히려 밥 굶을까 걱정이다.
그리고 무슨 타박은 그리 많은가. ‘나라에 먼저 바라지 말고 내가 먼저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하라’는 말을 외국인이 하면 명언이요 우리나라 사람이 하면 더불어 이야기도 못할 파렴치한 사람으로 치부해 버리는 풍토에서 어떻게 우리가 세계 일등국가로 발전할 수 있겠는가. 세계경제가 유로존의 위기 때문에 글로벌 위기로 치닫고 우리나라 또한 남의 나라 불구경하듯이 가만히 앉아 있을 처지가 아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지만, 세상은 험하고 갈 길은 멀다.
정전사태의 원인을 서로 남의 탓으로 돌린다는 기사를 보면서, 저축은행의 무더기 비리 소식을 접하면서, 5개 구조개혁 대상 국립대학 중에 우리대학이 포함 되었다는 기가 막힌 소식을 들으면서, 자고 나면 또 무슨 일이 터질까 걱정이다. 이처럼 왜 국민은 시도 때도 없이 마른하늘에 벼락 치듯 깜짝 깜짝 놀라야하고, 불안해하며 하루를 보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 땅에 태어난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하나의 정책을 시행할 때에도 명예를 목숨처럼 걸고, 정치를 시처럼 목청껏 노래 부르다가 쓰러지는 프로 정신을 가진 지도자를 기대한다면 깊어가는 한 가을 밤의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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