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말 개교 60주년을 맞아 한창 축제준비를 서두르는 와중에 교육과학기술부는 우리대학을 “국립대학 선진화 중점 추진대학”으로 지정하였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학교당국이 지정과정에서 이미 예견하고 있던 사실이었음에도 결과가 발표된 후에야 사후약방문식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교과부의 이러한 정책에 대하여 누구보다 냉철하게 원칙에 입각하여 비판과 시시비비를 판단하여야 할 중앙이나 지역의 언론이나 사회 및 정치권까지도 시류에 편승하여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인 말과 글을 쏟아내고 있으니 황당할 따름이다.
사실 국립대 선진화 방안이라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대학의 자율을 구속하고, 지배구조를 강화하여 정부의 입맛대로 길들이고 장악하겠다는 속셈에서 시작된 개악적인 계획임을 이미 알고 있는 터에, 부산교대를 제외한 전국의 교대들이 총장직선제를 포기함으로써 선진화 대상교에서 제외된 사실만 보더라도 선진화가 우리나라 국립대학의 교육적 능력이나 학문적 경쟁력을 높이는 것과 전혀 무관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더욱이 선진화 중점 추진대학 지정기준이라는 평가지표 중 취업률의 경우 대학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육성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을 져야하지만, 25~34세 국민 중 98%가 고교졸업자이고 또한 63%가 대학졸업자로 OECD국가 중 1위인 나라에서, 이들에 대한 일자리 마련이 우선적으로 국가의 책임임에도 불구하고 교과부가 취업을 대학만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지표들로 재학생 충원율이나 장학금 지급률 그리고 학사관리 및 교육과정 운영 등 역시 모든 국립대들이 사립대에 앞서 있다. 최근에 촉발된 대학 등록금 문제만 하더라도 근본적으로는 국립대학의 2배가 넘는 고액의 사립대학 등록금이 원인인데 이를 지금까지 방관해온 교과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는 문교부 시절부터 오늘의 교과부에 이르기까지 이루 셀 수 없을 만큼 수많은 교육정책과 개혁을 해 왔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을 따라도 해 보았고 소위 자주적인 정책까지 다 해보았음에도 우리나라 교육이 선진화되지 못하고 있는 책임은 누구의 탓이라고 생각해야하는가?
선진화와 연관성을 인정하기는 어렵지만 어찌되었든 최대 쟁점인 총장직선제만 하더라도 진정 총장직선제가 후진교육의 표상이고 대학발전과 경쟁력 향상의 걸림돌이라면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법으로 바꾸면 될 것을, 이미 대학에 정착된 제도를 다시 바꿈으로써 발생될 혼란이나 문제점은 도외시한 채 총장선거에서 나타나는 일부 문제점들을 빌미삼아 선진화란 허울로 그것도 힘없는 국립대학들을 대상으로 선정하여 강제하는 것은 교육을 총괄하는 교과부의 횡포로밖에 볼 수 없다.
대학은 자율이 생명이며 그 속에서 학문의 독립성과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선진화 내용에 지배구조 개선과 유사학과 통폐합 및 교육여건 개선이 포함되었는데 지금까지도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으면서 무엇을 어떻게 더 지배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으며, 외압으로 학문과 기술의 전문성에 어떻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겠는가? OECD 국가 평균 교육지원비(GDP 대비 1.6%) 에 훨씬 못 미치는 GDP대비 겨우 0.6%의 교육지원 예산으로 교육여건을 어떻게 개선할지 교과부와 구조개혁컨설팅팀의 역량과 이에 대한 대학당국의 대책이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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