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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학의 사명과 개혁
제 839 호    발행일 : 2011.10.30 
한국사회 전체가 ‘개혁’을 말한다. 대학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개혁은 어느 시대나 필요했다. 모든 것은 변화하니까 그에 대한 대응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혁의 절박함은, 어떤 사회든 늘 변해야 하는데 상당기간 변하지 않고 있다가 나타나는 병목현상에 다름 아니다. 개혁의 필요성을 미리 알고 대응하는 것은 지도자의 몫이다. 국가나 단체의 지도자는 그래서 일반인과 달라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는 쉽게 나서거나 뽑혀서는 안 된다. 대학의 구조조정이 화두이다. 이에 대해 대학의 사명과 개혁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본다.
중세 이래 대학은 분화를 거듭해왔다. 특히 자연과학의 발달은 학문의 세분화와 정교화를 이끌었고, 산업사회의 성장과 인구팽창은 인문사회과학의 분화를 가져왔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경쟁이라는 이름 아래 ‘효율’ 만능의 시대가 되었다. 효율이라는 당위성에 대학도 예외가 아니라는 논리이다. 정말 그럴까? 21세기의 화두가 효율이라면 그 논리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법과 도덕, 덕치와 합리성 등을 거론했다. 능률과 실질, 공존과 공영, 성장과 균형 등을 논했다. 이 과정에서 대학은 적어도 사회를 위한 주도적 혹은 보완적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제 오늘의 대학은 효율적이지 않기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효율은 매우 자본주의적이다. 투입에 따른 산출만을 주요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대학의 산출기준은 무엇인가?
역사적으로 보아도 대학의 사명은 법과 도덕, 덕치와 합리성의 인간육성이 아닌가. 공존과 공영, 성장과 균형의 철학과 제도를 구현할 인간을 육성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대학의 개혁기준은 이런 기본적 물음에 합당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점에서 대학의 평가기준도 정권적 접근이 아닌 대학의 사명에 기초해서 제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인문·사회·자연과학은 기능학문도 아니고 실용학문도 아니다. 여기에 효율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선 학문의 보편성(진리, 이상, 미래, 철학)과 기능성(직업, 능률, 생산, 풍요)을 구분하여 합의점을 만들고, 그에 근거하여 대학의 평가기준을 만드는 것이 선결과제가 아닐까?
한편, 대학은 다음의 질문에 정직하게 대답해야 한다. 대학 내부의 비리와 부조리, 보신주의와 자가당착은 없는가? 교수의 연구와 교육은 학생과 사회, 나아가 역사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는가? 대학은 시대변화를 읽고 이에 제대로 대응하며 선도하고 있는가? 대학과 교수는 사회적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운가? 등등...
대학은 스스로 이에 대한 준엄하고도 엄격한 자기진단과 개혁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대학은 공정성과 투명성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사회는 대학을 신뢰하고, 대학의 자율적 개혁을 지지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대학도 외부로부터의 개혁을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에 놓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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