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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세평-무허가 학회장의 변
제 839 호    발행일 : 2011.10.30 


법학전문대학원 송종준 교수
 
국가공무원법과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국가공무원은 영리 업무를 행하거나 겸직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뿐만 아니라 영리 업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소속 기관장의 사전허가를 받지 않으면 다른 직무를 겸할 수도 없다. 공무원의 영리행위나 겸직은 공무원의 직무상 능률을 떨어뜨릴 수도 있고, 공무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법은 대부분 특별권력관계에 있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국립대 교원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국가공무원인 국립대 교원이 학술 활동과 관련하여 학회장이나 임원으로서 학회업무를 담당하게 되는 경우에도 겸직이 금지되고 허가받아야 하는 것일까. 아마 대부분의 교원들은 이런 법 규정이 존재하는 지도 모를 것이다. 그러나 이 법은 존재하며 실제로 적용되고 있다. 그러니 학회장이나 임원을 맡고 있는 교원들은 대부분 무허가 임원인 셈이다. 학회 임원이 아니라도 정부, 기관, 단체 등에서는 물론, 사회 각 분야에 참여하여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는 교원도 마찬가지다. 교원들이 허가 없이 각종 업무를 겸하고 있다면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징계 받을 수도 있다.
법체계상으로 국립대 교원은 국가공무원의 지위를 갖기도 하지만, 교원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교육공무원법의 적용을 받기도 한다. 교육공무원법에 의하면 교권은 존중되어야 하며, 교원은 그 전문적 지위나 신분에 영향을 미치는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함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허가제가 소속기관장의 재량적 처분을 전제로 하므로 교원의 전문적 지위나 신분에 영향을, 그것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당한 간섭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원이 국가공무원으로서 국가공무원법의 적용을 받더라도 교권과 전문적 지위, 신분보장에 관한 한 그 적용은 교육공무원법에 의하여 제한된다. 이것은 국가공무원법상 비영리 업무의 겸직 허가제를 교육공무원인 교원에게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교원은 그 특성상 학회 활동 이외에도 영리사업이 아닌 전문 영역이나 사회봉사 영역에서 다양하고 자유로이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권이 보장되고 전문적 지위로서 교원의 신분이 보장되어야 한다. 교원의 학회 활동은 그 직무의 본질에 속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직무의 능률을 떨어뜨리거나 공무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지를 따지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학회 임원 허가제는 헌법상 교원의 기본권으로서 학술활동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 그리고 전문적 지위와 신분을 본질적으로 훼손하는 위헌적 규제이다.
교원의 전문적 지위와 신분은 대학 스스로가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 그래야 숭고한 가치인 대학의 자유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 곳곳에서 크고 작은 일을 맡고 있는 교원들은 대학의 소중한 얼굴이자 자산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학의 모습이 초췌해지고 있는 요즈음, 교원의 기조차 꺾이면 희망이 없다. 지금 우리 대학은 잃어버린 활력을 되찾는 것이 시급하다. 교원에게 법이 보장한 권위와 위상을 회복시키는 일은 아마 그 첫 단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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