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자치가 강한 위협을 받고 있다. 대학의 자치는 중세에는 세속권력으로부터 대학의 독립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오늘날에는 학문·사상에 관계되는 자유권 보장이 주된 현실적 조건이다.
대학자치권의 주요 내용으로는 교직원 인사권·입학 승인권·교학내용 결정권 ·학위수여권·학내사법권·재정자주권 등의 보장이 있으며, 자치권행사는 교수회에 의한 자치·대학 구성원대표(평의원회)에 의한 자치 등의 형태를 취한다. 그러나 대학 재정의 국고 의존이나 일반적 법의 지배관계에서 볼 때 대학의 자치에는 제한이 따르게 되며, 특히 행정권의 부당한 개입에 대해서는 저항의 전통이 뿌리 깊게 형성되어 왔다.
우리 나라는 산업화 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이동한 지난 16년 동안 교육개혁을 국가 차원의 주요과제로 추진해 왔지만, 본질적 성과없이 오늘에 이르렀다. 특히 국립대학에 대해서는 대학의 사명과 본질을 무시한 채, 대학의 자치를 보장하지 않고, 경직된 행정력으로 개혁을 추진해 왔다. 한때는 대학에 자율권을 준다고 하면서 대학설립기준을 완화하여 대학이 우후죽순으로 설립되었다. 그 여파로 오늘날 대학교육 전반에 질적 저하를 초래하게 되었다. 정부는 그 책임을 대학과 대학인에게 돌리면서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이댄다. 물론 대학 교수들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보수성,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이기심, 자기부터 변해야 하는 솔선수범의 결여 등 반성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개혁이 성공하려면, 자발적 동기유발에 의한 강한 목표의식이 설정되어 모든 구성원이 나부터 변해야 한다는 개혁의 사명감을 공유해야 할 것이다. 자율과 창의를 가장 높은 가치로 여기는 대학사회에서 목표에 대한 공감이 없고, 방법의 합리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없이 시도하는 개혁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어렵다. 하물며 납득하기 어려운 평가방법과 절차에 따라 지방거점국립대학인 충북대학교를 ‘구조개혁 중점추진대학’이라 선정한 교과부는 ‘국립대학 선진화방안’을 강행추진하려 하고 있다.
교과부의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은 대학의 지배구조 개선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총장 직선제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하여 폐지해 버리고 간선제로 하라는 것이다. 교과부가 제시하는 선진화 방안을 보면 간선제의 장점을 살리는 듯 하나 추천위원회의 상당수를 교과부가 차지하는 간선제는 임명제와 다를 바 없고, 이렇게 되면 선진화가 아니라 후진화가 되는 셈이며, 대학의 자치권이 소실되고 말 것이다.
충북대학교는 오늘의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하여 집행부의 강한 리더십, 교수회의 건전한 비판과 견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모든 구성원들은 뼈를 깍는 고통분담과 애정 어린 관심으로 동참해야 한다. 그래서 재학생들에게는 자랑 스런 학교를, 동문들에게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든든한 모교를 지켜주어야 한다. 집행부의 강한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희망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지는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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