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캠퍼스는 새내기 대학생들을 받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2월 중순부터 각 단과대학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신입생 환영회, 춘계 MT 등 많은 행사들이 이어져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꼭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술이다.
신입생 행사에서 새내기들이 선배가 주는 술을 받아 마시는 것은 하나의 통과의례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막 성인이 된 새내기들은 제대로 된 주도를 배우기도 전에 잘못된 음주습관을 얻는다. 특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의 필수 코스인 ‘사발식’의 경우에는 커다란 대야에 여러 가지 술과 음료수를 섞고 안주까지 함께 들이부어 돌아가면서 마시게 하지 않는가. 심한 경우에는 대야에 침을 뱉거나 오물을 넣는 비상식적인 행위까지 이루어져 술 경험이 많지 않은 새내기에게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술자리 내내 계속되는 술 게임은 ‘지면 무조건 마셔야 한다’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어 술 게임을 잘 모르는 신입생들은 눈 뜨고 당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주는 술을 거부하는 것은 곧 선배를 무시하는 행위로 취급되기 때문에 신입생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히려 주는대로 받아마시다가 만취 상태가 되면 처치곤란 취급을 받아 학기 초부터 좋지 않은 꼬리표를 달기도 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를 보아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만취한 새내기들이 구급차에 실려 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2년 전 증평 소재의 한 대학에서 음주 사망사건이 발생하기도 하는 등 생사를 오가는 문제가 뒤따른다. 그 뿐인가. 잦은 음주와 폭주로 인해 학기 초 새내기들의 학습 능력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 학점 관리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입생 행사 술자리에 교수를 동행하거나 학생회 차원에서 자정 운동을 벌이는 등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성인인 대학생들에게 술을 마시지 못하게할 수도 없을뿐더러 권주의 범위를 규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고약한 폐단은 없어질 줄 모르는 것이다.
후배들에게 학문을 권유하고 지식을 나눠야 할 선배들이 엉뚱하게 술을 권하고 주사를 나누는 곳이 대학이던가. 물론 술로 인해 선·후배 사이의 어색함과 마음의 벽을 허물고 연대감을 조성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신입생을 위한 행사에서 ‘술’은 단지 선배와 후배 사이의 친목 단합에 기분 좋을 정도의 촉매 역할 정도로 충분하다. 하지만 지나칠 경우에는 돌아올 수 없는 죽음의 강을 건널 수도 있다는 것을 선배와 새내기 모두 명심해야 한다. 대학생활을 먼저 시작한 선배입장에서 예전에 자신들도 그렇게 배웠으니 후배들도 그래야 한다는 비논리적인 주장은 접어두자. 이제 막 피어난 청춘들의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술자리 폐단을 그대로 답습할 것이 아니라 대학생활 속에서의 음주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금 되짚어 보고 건강한 음주문화와 적당한 권주가 자리잡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입생들 역시 자신의 주량을 초과하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분명하게 거절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부디 올해 신문에는 불건전한 음주문화로 인한 불미스러운 일이 보도 기사로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민지수 편집장








민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