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친척을 방문하던 기억이 난다. 좁은 동네 골목길을 맴돌다가 지칠 때 쯤 친척집을 찾아 들어가곤 했다. 골목길 안으로 100미터쯤 가다가 가로등이 깨어진 전봇대를 조금 지나면 오른쪽 새 골목길이 나오는데 그 길 끝에 있는 약국에 물어보면 우리 집을 가리켜 줄 것이라고 하는 등 길 안내에 꽤나 애를 먹던 시절이었다. 이와 비슷한 문제가 충북대 내에서도 나타나곤 한다. 충북대 건물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다 보면 어떻게 위치를 설명해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생긴다. 최근에 건물마다 번호를 붙이고 어느 정도 정리하였지만 붙여진 번호를 가지고 건물 위치가 어디쯤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면에서, 차제에 국내에 새로이 도입하는 도로명 기반 주소체계를 충북대 내에도 도입할 것을 제안해 본다. 그러면 어떻게 도로를 정의하고 도로명을 정할 것인가?
충북대의 주소체계를 보면, 먼저 대학 전체를 3구역으로 나누어 각각 E구역(동쪽), S구역(남쪽), N구역(북쪽)으로 나누었다. E구역은 수의대 방향의 남문에서 시작하여 개신문화관, 은하수 식당으로 이어지는 길로 구분되는데 학군단, 의대, 공대, 수의대 등이 위치하고 있다. E구역과 인접하면서 의대 방향 동문에서 대학본부에 이르는 도로에 의하여 N구역과 구분되는 S구역에는 자연대, 농대, 약대 등이 위치하고 있다. 끝으로 앞에서 설명한 E 및 S구역과 인접한 N구역에는 대학본부, 도서관, 사회대학, 대학본부, 법학전문대학원, 평생교육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자연대와 농대 등이 위치하고 있는 구역은 S구역보다 E구역의 방향이 남쪽에 있어 구역 구분이 현실과 정확히 맞지 않는 점이 있어 보인다. 아마 현실적인 작업의 복잡성이나 필자가 알지 못하는 어떤 이유가 있었을 것 같다. 어쨌거나 충북대를 구역으로 나눈다면 대학본부 쪽의 정문과 의대 쪽의 동문을 연결하는 선에 의하여 둘로 갈라지고 남문에서 시작하여 중앙의 개신문화관을 지나 은하수 식당 쪽으로 연결되는 도로에 의하여 또다시 둘로 나눌 수 있으니 전체적으로는 4 구역으로 나누는 것이 좋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시대의 추세에 따라 도로명식 주소 표기를 새로이 제안하고자 한다.
그러면 충북대 내의 도로 중 중요한 간선도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외부와 연결되는 충북대의 관문을 살펴보면 대학본부 앞 정문부터 시작하여 병원 쪽의 동문, 장례식장에서 외부와 연결되는 관문, 수의대 쪽의 남문, 상가로 연결되는 중문 그리고 평생교육원에서 외부로 연결되는 통로 등이 있다. 여기에 연결된 도로에 기본적으로 이름을 하나씩 부여해야 할 것 같다. 도로 이름을 부여할 때는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은데, 혹시 예전에 이미 사용하던 이름은 없는지, 우리 대학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이름인지 등이 검토되어야 한다. 필자는 이 글을 쓰기 위한 목적으로만 도로명을 임시적으로 부여해 보고자 한다. 정문에 이어지는 길 이름은 출입구 이름을 따라 “정문로” (혹은 대학로)라고 명칭을 부여해 본다. 이 정문로는 정문에서 시작하여 개신문화관에서 끝나게 된다. 이에 비하여 “동문로”로 명명될 수 있는 동문에 연결되는 길은 병원 앞 고가도로에서 시작하여 일직선으로 뻗은 끝이 대학 본부 옆이 될 것이다. 비교적 길이가 길다고 할 수 있다. 수의대 방향의 남문에 연결되는 길은 가칭 “남문로”라고 명명될 수 있는데 이 길은 E구역의 공대 블록과 자연대 블록 사이로 뻗어 있다. 중앙의 신학생회관과 도서관 사이를 지나 인문대학본관(N16-1) 근처 삼거리에서 은하수 식당 앞으로 가는 오른쪽으로 연결된 길과, 제2 본관으로 비교적 직선으로 연결된 길로 나누어진다. 현재 은하수 식당 앞길을 경계선으로 하여 E(동쪽)구역과 N(북쪽) 지역이 나뉘는 것을 감안하여 남문로가 은하수 식당 앞길로 연결되는 것으로 정해주는 것이 좋을 듯싶다. 이 경우 남문로는 대학의 북쪽 구역 중앙을 지나 외부까지 연결되게 되니 도로명을 “남동로” 또는 “남동대로” 등과 같이 바꾸어 도로가 어디를 지나는지 이해하기 쉽도록 개명할 필요도 있다. 또한 병원 내방객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동문 근처에서 시작하여 병원 들어가는 길과, 장례식장에서 병원으로 내려오는 길은 각각 이름을 부여해야 될 듯 싶다. 현재 병원은 아직 건물번호가 배정되지 않은 현황을 감안하여 병원 관련 도로명은 차후 과제로 남겨 두는게 좋을 듯 싶다. 이제 남아있는 중요한 길은 자동차를 이용한 순환도로를 정의해야 할 것이다. 대학본부와 농대 사이의 도로가 순환도로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된다. 남쪽으로는 양성재 기숙사(S-17), 박물관(S9), 약학대학본부(S4-1), 전산정보원(S2) 등을 거쳐 자연대2호관(S1-4)에서 끝나게 된다. 이 도로의 이름을 가칭 “순환로”라고 붙여본다. 그런데 이 순환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본부 근처에서 정문로를 건너 법학전문대학원을 거쳐 평생교육원을 지나 중문 근처의 외부 상업지구와 연결되는 출입구에서 끝나게 된다. 이 순환로가 긴 만큼 도로 연변에 서 있는 건물도 많다. 이 순환로를 잘 정의하고 관리하는 것이 우리 대학을 보다 간단명료하게 도로명 주소를 설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각 도로의 이름을 특징이 있으면서도 부르거나 외우기 쉽고 아름다운 이름을 지을 수 있다면 학교의 큰 재산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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