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새 봄이 시작되었다. 새 봄이 왔는데도 학내 구성원들의 마음이 우울하다. 대학의 진로를 찾기 위해 지난 겨울 우리는 두 번 투표했다. 한 번은 교수회 주관으로, 또 한 번은 대학본부 주관으로 구성원들의 의사를 물었다. 투표결과는 양자가 서로 다르다. 이처럼 지금우리 대학은 의견들이 양분되어 괴로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이번 갈등의 중요 관건은 대학의 지배구조 변경문제였다. 참으로 어려운 화두를 던져놓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처사도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무언가 대학이 변해야한다는 시대적 여론들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주장해도, 그것은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라 확신한다. 사실 구성원들이 학교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갈등도 있을 수 없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우리 대학 구성원들에게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가장 큰 문제는 국가 정책을 추진하는 교과부의 환경조성 방식이었다. 국립대학의 총장 선출방식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 문제라면, 차라리 정부가 강제법을 만들어 모든 국립대학들에 일시적으로 적용했어야 한다. 그리하면 우리 대학들이 겪는 이런 갈등들은 없을 수도 있다.
교과부는 대학 구조조정을 위해 몇몇 대학을 시범케이스로 선정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당연히 해당 대학들은 과기부의 처사에 반발할 수밖에 없다. 이 의혹을 불식하려면, 교과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대학을 포함해서, 몇몇 대학들을 지원하는데 인색해서는 안된다.
둘째, 앞으로 우리 구성원들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학적인 분노에서 벗어나야한다. 세상의 일에는 직선으로 가는 방법이 있고, 돌아서 가는 길도 있다. 나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폄하하여, 비인격적으로 상대를 비난하는 행위는 삼가야한다. 민주주의의 기본틀은 각각 생각들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상대가 다른 주장을 한다고 해서, 그를 미워해서도 안된다.
학내에는 20여 년 전 어렵게 투쟁해서 얻은 총장 직선제를 반드시 고수 해야한다는 사람들도 있고, 20여년이 지난 이 제도를 한번쯤 고쳐야 할 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의 현실은 어느 쪽이 정의라고 말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서로 발전을 위한 접근방식에 차이가 있는 셈이다. 총장 직선제나 간선제는 모두 장단점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셋째, 총장의 역할론을 언급 하고자 한다. 대학 총장은 학교 관리자이며, 정책결정자이다. 우리 대학도 김승택 총장이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 총장의 역할을 기다려보자. 총장이 심기일전하여 대학발전의 견인차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우리 교수회 서관모 회장을 비롯해 많은 교수들이 이 문제에 고심하며 강력한 의사표시를 한 것에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현 대학집행부 직원들도 고생 많았다. 이런 고통은 우리 구성원들이 대학에 깊은 애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교과부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제도 개선을 시도하는 우리 대학의 발전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하루속히 우리 구성원들은 새로운 화합의 지혜를 모아 갈등의 바다를 극복하여야 한다. 이제 우리 대학도 이 난국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자고 감히 제언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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