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데도 한동안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자리를 떠나지 않으셨다. 눈을 즐겁게 하는 요즘 영화와 달리 마음을 즐겁게 하는 옛 영화를 보셔서일까? 어르신 전용 극장에서 만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얼굴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미소가 어려져 있었다. 취재에 응해주신 한 할머니가 내게 말씀하셨다. “지금 학생이 보기에는 여유롭게 지내는 우리가 부럽지? 그래도 그때가 제일 행복할 때야” 그저 웃으며 한 말씀이지만 나에겐 ‘뼈가 있는’ 말이었다.
우리 학교 신문사에서 학생기자로 활동한 지 1년이 돼 가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신문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고 심지어 배달음식을 먹기 위한 깔개로 쓰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취재를 해서 기사를 쓰고, 편집과정을 거쳐 2주에 한 번씩 신문을 만드는 일은 내게 큰 힘이 된다. 비록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그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안에서 내가 배워가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한때는 바쁘고 힘든 이 생활에 지쳐 불평하고 한탄한 적도 있었지만 그런 한숨들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르신의 말씀은 내 마음을 파고들었고 나의 현재를 판단하고 뒤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과연 내가 행복한 청춘을 보내고 있는지.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지낼 줄 알았던 대학생활, 우리는 과연 행복할까? 가끔은 우리가 너무 빡빡한 삶을 사는 것 같다. 과제와 학점, 그리고 스펙쌓기에 연연하는 것이 대학생들의 현주소. 게다가 값비싼 등록금 때문에 귀중한 시간 또한 아르바이트에 쏟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많은 학생들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 이러한 노력들은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되므로 결코 헛되지 않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읽어봤을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 제목처럼 우리가 수없이 부딪히는 갈등과 문제, 고뇌는 청춘이기에 누릴 수 있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행복을 위해 내딛는 한 걸음이 된다.
故김광석의 노래 중 ‘서른 즈음에’라는 곡에서는 이런 가사가 있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이 노래 가사처럼 우리의 청춘은 머물러있지 않다. 그렇기에 지금 이 시간을 소중히 다뤄야 한다.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순간이므로.
어릴 때 한 번쯤은 학교에서 ‘10년 후 나의 모습’을 상상해보라고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10년 후 미래의 내가 보는 현재 나의 모습’을 생각해야 한다. 3,40대가 된 미래의 나는 지금의 모습을 어떻게 평가할까?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 후에 20대를 되돌아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그때 우리의 얼굴에 후회보다 미소가 어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신의 현재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행복한 청춘을 보낼 수 있도록, 후회없는 청춘을 보낼 수 있도록 말이다.
뜨거운 열정을 쏟아부은 청춘은 분명 ‘행복한 청춘’이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청춘을 위하여! 이 말이 청춘을 보내고 있는 대학생들의 마음속에 깊게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