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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응답하라 1997 - 당신의 무전기는 켜져 있습니까?
제 851 호    발행일 : 2012.09.17 

 정상훈(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최근에 케이블 방송인 tvN에서 방영되고 있는 <응답하라 1997>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현재 방송 사업은  지상파뿐 아니라 케이블, 게다가 종편이 추가되면서 더욱 경쟁이 심화되었다. 이런 채널 경쟁 속에서 케이블은 시청률이나 사회적 이슈를 이끌어 가는 데 약자의 입장에 속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현재 대부분의 드라마는 스타시스템을 통해 톱스타나 아이돌로 관심을 이끌어내거나, 막대한 돈을 들여 인기작가나 물량 공세로 볼거리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시청자를 끌어들이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응답하라 1997>이 다른 드라마에 비해서 선정성이나 폭력성 등의 자극적인 코드를 넣지 않고도, 게다가 케이블이라는 한계를 가지면서도 성공하고 있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고의 목적은 이 드라마의 이런 성공 요인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 이 드라마 속에 있는 “공감”이라는 코드에 대해서 좀 더 말해보고 싶다.
  <응답하라 1997>은 1997년을 중심으로 그 당시에 대중 문화의 새로운 수용층으로 부각된 당시 10대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새롭게 등장한 10대층은 기존과는 확연히 다른 세대다. 기존의 10대층은 사회적 문제나 정치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신적으로 어른이자, 실제로 연대를 경험한 세대였다. 다시 말해서 사회의 내재된 문제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10대가 아이로 남지 못하고 어른이 될 수 밖에 없었다면, 이후에 등장한 이 ‘1997년’ 무렵의 세대들은 그런 기존의 세대와 단절된 세대였다. 이 새로운 세대는 경제적 풍요 속에서 스스로의 ‘방’을 갖고 그 속을 원하는 것으로 채울 수 있었던 풍요로운 세대였다. 이런 풍요 속에서 이 새 세대는 문화의 강력한 수용자로 존재했다. 하지만 1997년은 우리 현대사의 큰 사건으로 기억되는 IMF가 있었던 상징적인 시기이다. IMF는 그 시절 10대들에게 하나의 성장통으로 기억된다. 이는 정치적인 성숙을 통해 성장했던 80년대 세대와 판이하게 다른 양상으로 이 세대들은 경제적 풍요를 누렸던 아이였던 시절, 아무런 걱정없이 대중문화를 향유할 수 있었던 ‘원더랜드*’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그 세계에서 IMF를 통해서 강제로 쫓겨났고, 그래서 그들은 그런 경제의 극복이라는 지상 과제를 품고 자라온 세대다.
  그래서 이 <응답하라 1997>은 그런 왕좌에서 쫓겨나는 아픔을 겪었던 세대들에게 그들이 IMF를 통해서 잃었던 주인이었던 시절을 회상하게 만든다. 비록 드라마에선 그것이 추억으로, 기억으로 나타나지만, 실은 그것은 단순한 복고적 감상이 아닌, ‘복권’에 가깝다. 다시 말해서 “응답하라”는 것은 그 시절의 기억을 갖고 있는, 주인이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던 모두에게 다시 한 번 일어서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메시지가 전달되기 원하는 대상은 이제는 그런 주인이었던 기억에서 멀어져야 했던 젊은층들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이 다시 사회를 바꾸고 만들 수 있었던 추억을 간직하려고 애써온 사람들의 외침이다. 과거의 연대가 정치적 당위과 지적인 영역에서 나왔다면, “응답하라”는 외침 속에는 함께 놀이터에서 어울리며 외쳤던 구호가 담겨있는 셈이다. 함께 무전기를 들며 외쳤던 어린 시절의 장난 같은 목소리가 이제는 비록 케이블이지만 방송을 통해 울려퍼지는 순간, 그리고 그 시절의 노래와 그 시절의 감상이 잃어버렸던 그 시절을 돌이키려고 할 때, 과연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우리는 외면할 수 있을까.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공감’이 갖는 힘을 느끼고, <응답하라 1997>을 만만히 볼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지금 앞으로만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1997년’을 함께 겪은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당신의 무전기는 켜져 있습니까?

*원더랜드(Wonder Land) : 영국의 소설가, 극작가 J. M. 배리의 동화인 피터팬에 나오는 피터팬이 사는, 늙지 않고 아이로 남을 수 있는 세계인 원더랜드를 본문에서는 ‘시간이 지나도 변화지 않는 환상적인 공간’의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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