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 신가희(화학과·08)
17살 때의 나는 20대가 되면 자연히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하이힐을 신고 멋진 핸드백을 매고 자기 일을 척척 해내는 어른.
그러나 스물다섯이 된 지금에 고백하건데 힐보단 운동화를 신는 날이 훨씬 많고, 일은 여전히 서투르고, 불투명한 내일에 불안해하는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서점에 진열된 수많은 책 중 하필 이 제목에 시선이 멈춘 건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라디오를 한 번이라도 들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DJ들은 청자가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는 멘트로 방송의 문을 열곤 한다. 이 책은 라디오 작가인 저자가 여러 방송 대본에 쓴 멘트들을 엮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주제에 따라 에피소드들이 분류되어 있긴 하지만, 거의 한 장에 하나의 이야기가 들어있기 때문에 굳이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저 책을 집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좋을 거란 뜻이다. 어떤 페이지를 읽으면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하며 위로를 받기도 하고 ‘이걸 이렇게 느낄 수도 있구나’하곤 작가의 독특한 발상에 감탄을 하기도 했다.
이 책은 라디오 작가로 활동 중인 강세형 작가가 테이의 뮤직아일랜드, 이적의 텐텐클럽,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에서 쓴 134편의 원고들을 모아서 만든 라디오 에세이이다. 그리고 청춘의 밤과 꿈,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청춘 공감 에세이이기도 하다. 특히 청춘 공감 에세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이 책은 청년기에 청춘들이 흔히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명쾌하게 답을 내려준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고민들이 누구나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떤 이는 이 책을 보고 글이 너무 가볍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소소해서 우리가 지나치고 마는 일상의 감정들을 책의 저자는 짚어주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다보면 누군가 두고 간 일기장을 내가 살짝 엿보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곤 했다.
요즘 20대에게 ‘청춘’을 주기가 아깝다며 채찍질하는 책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잠깐, 경쟁과 스펙 쌓기에 치여 머리가 지끈거린다면 도서관에서 조용히 이 책을 한 번 집어보면 어떨까. 쉽게 읽히는 편안한 글이 마치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괜찮아’하며 내 등을 토닥토닥 다독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책은 어른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다고 자책하다 엉킨 실타래 같은 마음을 풀어 주는 좋은 약이 될 것 같은 책, 바로 지금 우리가 청춘일 때 읽어야 더 공감을 느낄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뒷 페이지에는 본문에 쓰인 노래나 영화, 또 다른 책의 목록도 소개되어 있어 저자의 감정을 좀 더 공유하고 싶은 독자에겐 유용한 참고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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