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주(교육학과 교수)
지난해부터 각종 대학평가로 여러 대학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지금도 대학교육협의회에서 주관하는 대학기관인증을 위한 현지방문평가로 잠시 개신교정을 떠나 있다. 그동안 참여한 교원양성기관평가, 입학사정관제 우수대학평가, 대학기관인증평가 등에서는 평가기준을 세부적으로 마련하고, 평가위원 워크숍와 서면평가, 현장방문평가, 사후협의회 등을 통해서 각 대학이 평가기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전체 일정이 길 뿐만 아니라 확인해야 할 보고서, 증빙자료 양이 방대하고, 실무자부터 주요 보직자.교수.학생.직원 등을 면담해야 하는 일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방문결과를 쓰고 최종보고서 초안을 만드느라 요즘같이 좋은 계절에 잠시 바깥구경할 여유도 없다. 일과 후에도 식사와 함께 평가위원들끼리 하루 평가결과를 협의해야 하고, 호텔방에 혼자 들어가면 허리도 아프고, 피로가 밀려온다.
바깥에서 알고 있는 대학의 모습과 실제 내부에서 경험하는 대학은 서로 같을까, 다를까 …, 대학을 방문해보면 대학마다 서로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구성원 간 갈등도 감지(?)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들이 엄청나게 노력하고 변화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곤 한다. 강의실.도서관.실험실과 같은 교육환경과 교육프로그램, 연구환경과 연구지원체제, 발전계획과 재정운용 등이 대학마다 서로 차이가 있으나,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다.
이상적인 대학상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이 있다. ‘지성의 전당’이라는 전통적 학문중심 대학관이 있는가 하면, 결국 학생들이 잘 취업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실용적 대학관도 있다. 단과대학별로, 구성원 간에도 상당한 이견이 있다. 그러나 내가 볼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대학인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대학에서 생활하는 동안에도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학생들이 평생을 살아갈 높은 안목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대학들은 교육.연구.지원행정의 발전을 위해서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고들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캠퍼스 곳곳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나무데크로 예쁘게 꾸며진 노천카페와 쉼터, 도서관 속 작은 영화관, 나지막한 언덕길과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규모와 상관없이 대학들은 대학에서의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작은 대학들이 더 아담하게 캠퍼스를 꾸미곤 한다.
새 건물은 물론이고 낡은 건물도 리모델링을 통해 정갈하고 품위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벽 페인트 색깔, 복도 바닥타일, 게시판, 플래카드 하나하나에도 자기 대학만의 색깔을 내고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힘을 쏟고 있다. 강의실, 도서관, 기숙사를 돌아보다 보면 이 정도면 세계적 수준의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대학평가위원으로서 객관적으로 그 대학을 평가해야 하지만, 항상 우리 대학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 대학은 외부에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우리 학생들은 어떤 대학을 경험하고 있을까? 우리 대학은 어디로 가야 할까? 교수뿐만 아니라, 직원과 학생들도 다른 대학과 교류를 더욱 확대해서 국내와 해외의 좋은 대학을 보고, 좋은 교수, 직원, 학생들을 더 많이 만나서 대학을 느끼고, 우리 대학의 미래를 생각해 볼 기회를 더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힘은 들지만 다른 대학을 더 많이 보아야겠다. 더 자세하게 찬찬히 대학들을 살펴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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