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에 걸려있던 열두 장의 달력 중 어느새 한 장만이 남아있다. 이제 목도리와 장갑이 외출의 필수품이 될 만큼 날씨가 쌀쌀해지고, 종강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본지도 이번 호가 올해 마지막 신문이다. 이번 호 마감이 끝나면 앞으로 두 달 동안은 열띤 편집회의와 마감으로 북적거리던 기자실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필자는 임기를 시작하며 이 코너를 통해 독자들과 몇 가지 약속을 했다. 나름의 ‘공약’인 셈이었다.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며 학내 비판자와 감시자라는 신문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 사회면의 한 꼭지를 충북지역 소식으로 싣겠다는 것, 그리고 문화면의 흥미를 위한 ‘TV 들어보기’ 코너 신설, 그리고 독자들과의 친밀도를 높이고 참여를 유도하며 미디어 통합시대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페이스북 운영이 그것이었다.
나머지 약속은 선배들에게 배운 것을 토대로 지면을 통해 잘 실행해온 것 같지만 필자가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나선 페이스북 운영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좋아요’ 클릭도 친구 수에 대비했을 때 저조한 편이었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는 게시물에도 댓글이 적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 공약은 ‘잘했다’, ‘못했다’를 평가하기 전에 과연 학내 구성원들에게 얼마나 ‘존재감’이 있었나를 평가해야 할 것 같다.
끝까지 약속을 지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필자는 ‘신의 한 수’를 두었다. 매년 마지막 신문 발행과 총학생회 선거 기간은 맞물리기 때문에 지면을 통해서는 선거 운동 과정이라든지, 각 선본끼리의 토론은 다뤄지지 않은 채 선거 결과만 알려졌다. 하지만 6파전으로 진행된 이번 선거는 그 어떠한 때보다 학생들의 공약에 대한 알 권리가 적극 필요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필자를 비롯한 모든 기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책토론회의 전반적인 내용을 실시간으로 페이스북과 학생들이 많이 찾는 커뮤니티에 올렸다. 또한 전국 버스 운행 중단으로 혼란에 빠질 통학생들을 위해 임시 버스 시간표를 올린 것은 운행 중단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업로드 당시 반응이 뜨거웠다. 학생들의 ‘좋아요’ 클릭 수가 7~8배 이상 껑충 뛰었다. 새삼 놀라운 결과였다. 우리 신문이 2주에 한 번 발행되는 주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보니 학생들은 새롭고 즉각적인 정보를 접할 수 없었다. 하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이러한 점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임기 마지막이 되어서야 이를 제대로 활용하게 돼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린 것만으로도 늘 고민거리였던 학교신문의 ‘존재감’ 문제를 떨쳐버리고, 학생들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킬 수 있게 됐다.
총학생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시작할 때 마음가짐과 행실이 좋으면 무엇하랴. 사람들은 주로 마지막만을 기억해 평가하기 마련이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고 선본 시절에는 학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치며 그들의 귀를 기울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몇 년간 학교를 다니며 보았던 그간의 총학생회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데 급급했지 진정으로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가에는 귀를 닫고 있었다. 이번에 당선된 ‘응답하라3057’선본은 그 이름부터 학생들과의 소통을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임기 시작 이후부터 학생들의 목소리에 즉각 응답하기를 기대한다.
필자는 이제 편집장의 자리를 내려놓고 학생 신분으로 돌아간다. 충북대신문을 통해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요구에 잘 응답하고 있다는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








민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