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빈(사회교육학과·12)
입학 전에 예비 신입생들을 합숙시키면서 교육하는 프로그램인 예비대학 첫 시간에 “대학생활은 ~이다” 라는 주제로 각자 발표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나는 대학생활을 첫 키스에 비유를 했었다. 아직 어떨지는 잘 모르겠고, 설레고, 떨리고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잘 해내고 싶다는 것이 이유라고 했지만 대학생활에 대해서 크게 기대를 하고 있던 마음이 그런 비유를 생각해내게 한 것 같다. 내 발표 후 다른 학생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고 지금까지도 자신은 무엇을 발표했는지 기억을 전혀 못하면서도 나의 발표 내용을 정확히 다 기억하는 동기가 있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에는 성공적이었다.
지난 두 학기 동안 경험한 대학생활은 역시 그러했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의 연속이었다. 전국에서 모인 동기들이 쓰는 사투리는 경기도에서만 살아왔던 나에게 신비롭게 다가왔다. 정원이 100명이 넘는 강의를 듣는 일도, 이런저런 알음으로 모이게 된 타 과 친구들과의 술자리까지 재미있는 일 투성이었다. 하지만 내게 제일 기억에 남는 활동을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문학동아리 ‘창문학동인회’ 활동을 꼽을 것이다.
처음 동아리 방에 들어가던 3월의 추운 밤이 생각난다. 헤매던 나를 데리러 나온 선배를 뒤따라 앉아있는 사람들한테 어색하게 인사하며 떨리던 그 순간이 잊혀지지가 앉는다. 대학이라는 것이 내게 ‘진짜’ 첫 키스를 해오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 처음 방문 이후 매주 있었던 합평회들도 나는 지금도 하나하나 또렷이 기억이 난다. 우리 회원들은 서로의 글을 치열하게 읽어가면서 칭찬하면서도 격렬하게 비판했고, 그 과정이 끝난 후에는 다시 친한 동인들로 돌아갔다. 서로에게 많이 가르쳐주고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 합평회가 끝나면 술집으로 이동하여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사실 지난 두 학기 동안 강의실에서 배운 것보다 그들과의 술자리에서 배운 것이 훨씬 많다고 느낄 정도로 유익하고 즐거운 자리들이었다. 국문과에 다니는 회장, 법대생, 공대생, 자연과학대생 그리고 사범대생인 나까지 다양한 곳에 적을 둔 우리들은 학과 생활, 연애 같은 소소한 것부터 겁도 없이 철학, 인생, 정치, 역사를 논했다. 그 과정에서 단순히 다양하고 많은 지식을 얻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제에 대해서 다른 많은 시각들이 있을 수 있고 그런 다른 의견들을 남들과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를 배우게 되었다. 그런 자리들이 거듭될수록 나의 생각의 지평은 점점 넓어져 갔다. 많은 것들을 가르쳐 준 선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정형화된 표현으로 “동아리 활동은 대학생활의 꽃”이라는 말이 있다. 다들 들으면 너무 익숙한 말이라 그냥 흘려버리기 쉽지만 나는 이 말이야말로 진리라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라. 전교에 1만 3천 학우가 있는데 그중에서 나랑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 몇몇이 모인다고 생각해 보란 말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그들과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도 말이다. 또 그들과의 개인적인 유대관계가 얼마나 아름답게 잘 이루어질 수 있는지도 말이다. 어쩌면 과 활동보다 더 재미를 느끼고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동아리 활동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3, 4학년인데도 동아리 방이 있는 구 학생회관 건물을 전혀 가보지 않은 학생들이 많다. 이 글을 읽게 될 대부분의 학생들도 그러할 것이다. 나는 지금이라도 그곳에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한 쪽에서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고, 영어공부를 하고 있기도 하고, 땀을 흘리며 춤을 추고 있기도 하고, 우리처럼 시를 읽으며 인생을 논하기도 한다. 그곳에 처음 들어가면 정말 신비한 어떤 세계에 온 것 마냥 모든 게 흥미로워 보이고 이곳이 정말 대학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우리 학교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다양한 것들을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영어 명언 한마디를 소개하면서 글을 맺고자 한다.
“We are what we experience.”(우리는 우리가 경험하는 것 그 자체다)








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