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 노종규(토목공학과·06)
처음 이 책을 접한 곳은 도서관이었다. 그리고 그후 지인으로부터 이 책을 선물 받았다. 평소에 너무 보고 싶었던 책이었던 터라 받자마자 읽고 있던 경제서를 내려놓고 <공간공감>의 첫 페이지를 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종진 교수로 처음에는 건축학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문서적으로 펴내려했지만 나중에는 일반사람들을 위해서 인문학 책으로 만들게 됐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건축’은 최근에 방영된 ‘신사의 품격’, ‘건축학 개론’ 같이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다뤄졌다. 그 덕분에 건축은 우리에게 가깝고 친근한 이미지가 됐다. 하지만 막상 관심을 가지고 관련 책을 찾아보면 관련 책들은 부족한 실정이다.
공간이란 어떠한 장소에서 위치, 시간, 삶, 그리움,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책의 주 골자이다. 과연 오래된 도시의 어느 골목길을 걷다 보면 그 지역 특유의 냄새와 향, 소리, 그리고 오랜 시간을 거쳐야만 만들어지는 색바랜 벽돌집 등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저자의 “홀로 지도 없이 길을 잃어버리고 찾아보라”는 제안을 무척 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에 예상치 않았던 기회가 왔다. 인턴시절에 서울 시내 중심부에서 길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내가 시골촌놈이었기에 더 막막했다. 아무리 찾아도 똑같은 길인 것만 같고 차량통행을 알리는 표지판, 알림표는 그날따라 왜 이리 이해하기가 어려웠는지…… 서울에서 운전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어렵다는 느낌을 운전대도 잡지 않고 이해하게 됐다. 회사 회식이 끝난 직후라서 정신을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큰일 날 수 있었다. 그날도 문뜩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오래된 도시의 흔적이 남아있다면 길은 꼬불꼬불하겠지만 결국 원하는 길을 찾았을 것이다. 현대식 건물로 가득한 서울에선 같은 곳을 계속 돈다. 옛 건물들이 남아 있었다면 모두 똑같이 생긴 건물들에 똑같은 상호를 가진 커피집이 즐비한 길거리를 이렇게 헤매는 일은 없었을 텐데...’
하얀 벽과 갈색의 책상으로 채워진 도서관은, 책을 덮고 나서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채우고 있는 것들로 가득 찼다. 열심히 공무원 준비를 하는 학생, 옆자리에서 공부하는 여학생이 맘에 드는지 커피를 줄까말까하는 고민, 시끄러운 구둣소리에 인상 쓰는 남학생이 소심하게 내는 신경질, 누군가의 인스턴트 커피 냄새.
지금 자신이 있는 공간이 원룸이든 공동으로 사용하는 기숙사이든, 이 책의 머리글만 읽어보면 같은 공간 속에서 존재하며 몰랐던 공기의 질감, 책의 색깔, 그리고 내 주변을 감싸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분위기가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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