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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공감-옛날신문 다시보기] 의욕적인 전진을 바라며
제 857 호    발행일 : 2013.02.19 
충북대신문 25호(1963년 3월 31일자) 사설

복잡하고 혼란한 양상이 그 깊이를 더해가는 긴박한 조국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63학년도 새학기를 맞었다. 새로움을 맞는 모든 인간의 자세가 새로운 전진을 마련할 의욕에 부풀고 있음은 평범한 사실이거니와 여기 젊은 학도들의 보다 기운찬 그리고 건전한 새 출발을 위하여 몇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첫째는 지성인다운 긍지(矜持)를 가지고 자중자애(自重自愛)하는 마음을 길러야 하는 점이다. 철학이 빈곤한 민족의 수명이 짧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사상과 철학을 상실한 채 바람 앞에 갈대처럼 주관 없는 생활을 되풀이하여온 기성세대의 취약성 때문에 오늘의 불운을 초래하게 된 뼈저린 사실을 간과할 수는 없다. 내일의 악운을 맛보려하지 않으려면 오늘의 철학 없는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거부해야 했을 것이며,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풍부한 지식과 연마된 인격을 토대로 한 자아의 인생철학이 확립되어 있어야 하고, 이것이 집결된 하나의 민족사상의 형성으로 지향되어져야 한다.
그러나 8.15 해방 이후 오늘날까지 우리 사회를 이끌어온 구세대의 성격구조 속에 무엇인가 왜증(歪症: 비뚤어진 병증)이 있었으며 이에 연유한 모순은 이 이상 더 연장될 수도 없다는 한계점에 다달은 오늘날에 와서 이 암적인 병폐를 수술하기 위해 세대교체론이 강력히 주창되기도 하는 소이(所以:까닭)가 아니겠는가. 조국의 운명을 오늘과 같은 위기에 몰아넣게 한 뚜렷한 이유가 세대 간 사고의 차이와 철학의 거리감(距離感)에 연유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우리사회의 각 분야에서 세대교체론이 이처럼 공공연히 논의 되기도 처음인 것 같다. 이와 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세대교체론 자체만 보더라도 요즈음의 그것은 기성 정치인들까지 당위적 과제로 생각하고 들고 나오지만은 그것이 비롯된 것은 4.19 주체였던 학생층을 중심한 젊은세대의 애절한 울부짖음부터 일게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논리는 어디까지나 자중(自重)하는 지성인으로서의 건전한 사상과 온후(溫厚)한 철학이 세워진 그야말로 지성인임을 자부하는 대학생들의 것이여야만 타당성이 가는 것이다. 여기서 지성인된 대학생이라함은 국가민족의 현실과 장래를 직시할 줄 아는 인격체 위에 부여되는 그리고 시대적인 대과업을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주인공에게 주어지는 대명사이어야 한다. 그리하여 국가장래의 번영을 기약할 수 있는 젊은 학도들의 전환된 생활이 이론과 실천의 복합된 성격을 지닌 채, 당위(當爲)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서 우리 젊은 학도들이 손색없는 지성인이 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고고(孤高)한 인격을 닦아 하나의 철학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하겠다.
둘째로는 학구(學究)하는 성실성이 요청된다. 매양 학년 초나 학기 초마다 송구영신(送舊迎新) 하는 마당에서 각오가 새롭혀지고 보다 의욕적인 설계밑에 정진(精進)하는 심적태세(心的態勢)가 가추어지지만은 학기중반에 접어들기 전에 해이해지는 경향을 많이 경험하고 보아온 것이 사실이다. 최고 상아탑에 보금자리를 잡은 대학생들에게는 모름지기 학문하는 광장이 마련되어 있을 뿐이다. 학문이 곧 학도의 본무(本務:근본이 되는 직무)이려니와 그보다도 실력을 중시하는 노력인으로서 학구하는 습성(習性)을 기르고 차별화되고 참을성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 분발하여야 한다. 험준한 각자의 인생노정을 정복하는데는 젊음을 상징하는 기백(氣魄)과 투지(鬪志)가 왕성하고 실력 배양을 위한 성실한 실천이 있어야 한다. 실력과 노력은 창조와 혁신의 모체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완성을 꾀하는 최후의 목표에 이르기까지 부단한 학구에의 성실성이 요청된다. 재건학생회에서는 학생논문집까지 발간할 계획하에 예산까지 확보했다는 작약(雀躍:너무 좋아서 날뛰며 기뻐함)할 희소식을 전하고 있다. 수년래(數年來: 몇해를 지나 지금에 이르는 동안)의 숙원이 이제 달성된 것에 대한 간부들의 노력에 격려를 보내거니와 이를 완성하는데는 학생전체의 일치된 협력과 단결된 노력이 필요하다. 이 논문집 발간 사업이 먼저 학도들의 학구의욕을 복돋우는 자극제가 될 것이 틀림없지만은 금년을 특히 ‘실험의 해’로 설정하여 일인일제(一人一題)나 여러 명이 공동연구제목을 정하고 해당교수의 적극적인 지도를 받아 금추(今秋:올 가을)까지는 한 사람 빠짐없이 구옥(球玉)같은 논문이 꾸미어 질 것을 열원(熱願)하며 피눈물 어린 성실한 논문집이 출간되도록 성원(聲援)하는 바이다.
셋째로 우아한 학풍수립을 위하여 보다 적극적인 주의(注意)가 기울어져야 한다. 우리 대학이 그 역사는 짧지만은 9회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동안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원을 자부하는 광대한 캠퍼스와 극치를 이룬 우아한 자연미 위에 순후온건(淳厚溫健)한 그리고 면학에 넘치는 학풍이 어설프게나마 세워져왔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그침이 없이 보다 적극적이며 열띈 학구의 광장을 닦아야 하겠고 붕우지신(朋友有信), 장유유서(長幼有序)하는 충청도 특유의 도의적(道義的)인 관념에 젖어 학원내에서는 어느 곳에서 간에 예절 바른 생활이 영위 되어져야 한다. 물론 현재 이미 조성되어진 분위기가 앞으로 수립해야할 학풍에는 미치지는 못하지만, 현재의 그것을 토대로 하여 보다 전진된 학풍이 확립 되어져야 하겠다. 그리하여 명랑하고 수려한 그리고 온건자중(穩健自重)하는 곳에 파사현정(破邪顯正:나쁘고 그릇된 것을 깨뜨리고 바른 법을 나타나게 함) 하는 패기와 학구에의 정열을 불살으는 기류, 즉 완성한 자아를 발견 분발할 수 있고 지성인 되기 위한 인격 연마와 조국의 위기에서 탈피하려는 겨레의 몸부림을 선도할 수 있는 역군양성이 되어질 광장이 실제로  마련 되어야 한다.
특히 금년 3월부터 우리 숙원이던 국립 충북대학으로 환원발족(還元發足) 하였고, 과거의 5개학과에서 7개학과로 팽대(膨大:크게 늘어나어남)한 고무적인 사실이 학도들의 의욕적인 새 출발의 뒷받침이 되리라 믿는다.
극도로 소란한 국내외정세를 외면할 수는 없지만 이성을 잃은 몰지각한 선동에 현혹됨이 없이 지성인다운 긍지를 갖이고 자중자애하는 마음을 길르며 학구하는 성실성과 우아한 학풍 수립에의 노력을 새삼 다짐하면서 신학년을 맞은 여러분을 격려하는 바이다.
 
※ 편집자주 : 본 글은 원문의 표현과 내용에 약간의 수정만 거쳐 기재하였다. 1963년도에 이 글을 읽었을 우리 학교 학생들은 지금 70세가 넘는 어르신들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때나 지금이나 학생들에게 열심히 공부하라는 당부는 변함이 없는 듯 하다. 글을 읽으면 5.16직후의 시대상황들이 어느 정도 느껴진다.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과 세대간 생각의 차이는 어느 시대나 항상 존재하는 듯 하다. 1963년 우리 학교의 신입생은 7개과 185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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