았던 학교에 활기찬 기운이 감돌고 있다. 바로 2013학번 신입생을 위해 마련된 ‘예비대학’ 프로그램 때문이다. 인솔자를 따라 인문사회관으로 줄지어 들어오는 모습을 보니 문득 1학년 시절의 추억들이 떠올라 웃음이 났다. 필자가 입학했을 때는 예비대학 프로그램이 생기기 전이었기 때문에 미리 선배들과 동기들을 만나 친해지고,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데 기반이 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새내기들이 부럽게도 느껴졌다.
그런데 지나가는 신입생들의 얼굴을 보아하니 상기된 얼굴로 즐거워 보이는 후배들이 있는 반면, 한눈에 보아도 피곤한 기색을 보이는 학생들이 더욱 많았다. 프로그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선발한 재학생 멘토들 중 일부가 하루 일과가 끝나고 신입생들에게 음주를 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재학생들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예비대학 멘토를 지원하는 것이 비단 올해뿐만은 아니다. 신입생 멘티에게 음주를 권하는 것은 예비대학 시행 3년간 거의 관행처럼 굳어져 오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학과나 단과대학에서 주최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참가 인원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된 멘토들도 있었다. 또한 강의실 맨 뒷자리에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수업분위기를 흐려놓기도 한다. 이번 2013학년도 3차 예비대학에서도 한 단과대학 멘토가 프로그램 도중 후배들과 중문 인근에서 음주를 한 것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예비대학을 관할하는 기초교육원에서 내년부터 선발 기준을 바꾸거나, 단과대학 교차 멘토제 도입까지 고심하고 있다. 과연 이런 선배를 ‘멘토’라고 부를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처음 만난 선후배가 개인적인 친분을 쌓는 기회는 다음 주부터 시작될 단과대학별 오리엔테이션이나, 3월 개강 이후에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지도 않은, 이제 갓 청소년티를 벗어난 학생들이 배우는 대학 생활의 첫 걸음이 ‘음주 문화’인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또한 재학생 멘토들의 대부분이 단과대학이나 학과의 학생회 임원으로 구성돼 있어 신입생들은 앞으로의 원활한 학과생활을 위해 그들의 권유를 거절할 수조차 없다. 처음 대학에 진학해 학교생활에 낯설어하는 새내기들을 돕기 위해 마련된 재학생 멘토 제도는 다른 학교에서 벤치마킹을 시도할 정도로 참신한 방안이었으나, 이제는 오히려 예비대학 전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며 나아가서는 선배들에 대한 후배들의 불신을 초래하고, 전체적인 학교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꼴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후배들을 위한 진정한 선배의 자세는 무엇일까. 실제로 우리 학교 학생들은 학교본부나 종합인력개발원에서 추진하는 여러 프로그램이나 교환학생 지원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교수들이나 종합인력개발원 측에서도 이러한 태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여러 번 표명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예비대학 실시 이후, 프로그램에서 강조한 ‘미래에 대한 이른 고민의 필요성’이 기반이 되어 저학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후배들이 바뀌니 선배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나가기 위해 주체적으로 나아가고, 그러한 과정에서 얻었던 소중한 실패의 경험과 성공의 노하우를 고스란히 후배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선배가 후배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 아닐까.








민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