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 정상훈(국어국문학과 석사 수료)
우리의 삶이 각박해질수록 우리는 탈출구를 원한다. 요즘 출판과 강연을 장악하고 있는 ‘힐링’이란 주제 역시 어떤 면에서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에게 다시 살아갈 힘을 주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나는 수많은 힐링 관련책이 아닌 한 소설책에서 치료받는 느낌을 받았다. 그건 바로 <벽오금학도>라는 소설책이다. 이 책은 우리 시대에 감성이란 말을 화두로 던진 유명한 소설가인 이외수 선생님이 1992년에 쓴 소설이다.
1992년이라면 그 때에 태어난 아이들이 11학번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을 정도로 상당히 오래 전에 출판된 소설이다. 현재 한창 취업과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을 아이들이 태어난 해에 쓴 이 소설에서 힐링을 발견했다고 하면, 나의 지나친 과장일까. 하지만, 이 소설을 차분히 읽다보면 어느 새 마음이 달라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은 가장 먼저 시골의 한 마을에서 한 소년이 사라지는 것에서 시작된다. 소년이 사라진 곳은 평소에도 이무기가 잠들어있다고 알려진 곳이다. 그곳에 소년의 신발이 발견되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을 사람들은 잠정적으로 소년이 죽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소년은 얼마 후에 용이 잠들어 있다고 하는 화첩과 함께 마을로 돌아온다. 모두들 어떻게 된 것인지 묻지만, 소년은 연못에 빠진 게 아니라, 오히려 선계를 다녀왔다고 주장한다. 그 증거로 소년은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를 보여준다. 마을 사람들은 하지만 소년을 믿지 못한다. 소년은 그 후로 그 선계로 돌아가기 위한 삶을 시작한다. 아버지를 따라서 가게 된 서울 생활에서 소년은 오로지 선계로 돌아가기 위해 살아간다. 그리고 이야기는 그런 식으로 선계를 믿는 사람과 그걸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나오게 된다.
소설은 그런 식으로 진행되지만, 내가 보다 감동을 받은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소설 속 주인공의 삶의 자세다. 주인공인 소년은 자신의 삶 전체를 세상의 어떤 흐름이나 강요가 아니라, 자신이 어린 시절에 정한 목표에 의해 살아간다. 그 꿈이라는 것이 보통 우리가 생각할 때는 터무니없는 것이다. 하지만 어릴 적 가 본 선계로 가서 살겠다는 그 터무니 없는 꿈이 나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우리 사회의 삶은 사회가 고도로 발전되어 간다고 해도 천편일률적으로 삶의 방향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그 제한된 경쟁 속에서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는데 반해, 그 누구와도 다른 자신만의 삶의 목적을 위해 살아가는 주인공의 자세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하나의 해법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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