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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을 읽읍시다] 웜바디스
제 858 호    발행일 : 2013.03.04 

 

당선자 | 임유환(생물학과.11)

 

인간-인간성 = 좀비?
영화 <세계대전 Z>에 대해 찾아보던 중에 우연히 한 영화의 예고편을 보게됐다. 나는 곧 그 영화의 관심이 생겼고, 줄거리와 콘셉트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그 영화의 이름은 <웜 바디스Warm Bodies>. 하지만 <웜 바디스>의 한국 개봉 날짜는 아직 한참 남아 있었고, 게다가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평소에 원작이 있는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 소설을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나는 당장 이 책을 구매했다. '좀비 남자와 인간 여자의 사랑.' 이 책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단지 좀비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재미있고 가벼운 로맨스 소설이라 생각하고 읽었던 책이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 책이 단지 가볍기만 한 로맨스 소설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죽었지만 인간성을 지니고 있는 좀비 'R'의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생각들은 매우 고차원적이었으며, 살아있는 인간 소녀 줄리의 인간의 진정한 삶에 대한 생각들 또한 진지하면서도 나를 납득시킬 만한 것들이었다. 이 소설 속 좀비들은 내가 여태껏 알던 것과는 달리 그들도 한때는 인간이었음을 보여주는 행동을 했다. 특히나 좀비들이 간단한 말 정도는 할 수 있고, 학습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종교와 교육, 부부와 자녀라는 개념을 인지하고 있는 모습들에서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줄리가 오직 살아남는 것에만 집중한 나머지 다른 인간성을 모두 잃어버린 그녀의 아버지를 보며 자신의 아버지는 더 이상 진정으로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그녀에게 있어 진정 살아있는 것이란 인간성을 져버리지 않는 것이었다.
그녀는 인간의 삶이 낭떠러지 끝에 매달려 있어도 인간이기에 가능한 것들을 해, 글과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하고, 춤을 추고, 사랑하는 등의 죽고 사는 것보다 고차원적인 인간 고유의 특성을 계속해서 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에게 있어 인간성을 잃은 사람들이야말로 좀비와 다를 것이 없었던 것이다. 몸은 움직이지만 더 이상 인간 특유의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인간의 고고한 정신은 죽고 그저 몸만 살아있는 것은 좀비인 것이다.
나 또한 그녀의 생각에 동의하는 바이다. 문명과 문화는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것들이다. 나 또한 문명과 문화 없이는 인간이 다른 생물들과 구분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생존에만 급급해 모든 문명과 문화를 포기한다면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나는 줄리의 생각들을 읽고난 뒤 글을 쓰고 읽고, 그림 그리고, 노래하고 사랑하는 등의 것들이 너무나도 아름답고도 고귀한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고, 그런 것들을 이어나가는 인간으로서의 삶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알게 됐다. 단지 먹고 자고, 하루하루 사는 것에 급급해 생각없이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인간으로서의 특권을 즐기며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 책을 읽고 앞으로는 좀더 철학적인 생각을 하고, 반성하고 성찰하며, 지혜와 지식을 배우고 배운 것을 표현하고 전하는 값진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책에 나오는 좀비들이 다시 인간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에게 남아있던, 그들이 그리워하고 목말라하던 ‘인간성’이 R과 줄리의 사랑에 힘을 얻어 증폭돼 인간성을 되찾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해본다. 줄리의 생각처럼 인간성의 상실이 인간을 좀비로 만든다면, 인간성의 회복은 인간으로 다시 되돌아옴을, 인간으로서 진정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는 생각이 이 부분에서 반영됐다고 생각한다. 나를 비롯한 많은 현대인들 또한 당장 먹고사는 것에 급급해 메마른 삶을 살아가는 좀비가 돼버리지는 않았을까 곰곰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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