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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소슬
[기자의 눈] 고무신을 위하여
제 859 호    발행일 : 2013.03.18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은 1학년을 마친 남학생들이 가장 많이 군휴학을 하고, 군화를 신게 되는 시기이다. 필자의 남자친구도 작년 이맘때쯤 군화를 신게 됐고, 필자 또한 고무신을 신게 됐다.
  처음 고무신을 신게 됐을 때는 주위에서 말들이 많았다. ‘시대가 변해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 것이 아니라 군화를 거꾸로 신게 될 것이다’, ‘기다리고 나면 전역하고 차일 것이다’라는 등의 말을 하며 군인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말에 연연하지 않았다.
  남자친구는 어느덧 군 생활의 꽃이라는 상병이 됐다. 남자친구가 훈련병이나 이등병 때에는 ‘군대’에 대한 정보가 없어 정보를 얻고자 ‘곰신 카페’에 가입했다. 곰신 카페는 95% 이상이 군대 간 남자친구 또는 아들을 기다리는 여성들이다. 그 카페에는 여성들의 기운이 묘하게 흘렀다. 발렌타인데이, 빼빼로데이 등 기념일에는 남자친구에게 보낸 택배 사진들로 가득했다. 또 폭탄 편지, 아코디언 편지, 키 편지, 파일 편지 등 듣도 보지 못한 여러 가지 다양한 편지를 보냈다는 글도 셀 수 없이 많이 게시돼 있다. 하지만 다른 고무신들이 택배를 보내고 많은 편지를 보낸다고 주눅이 들 필요도, 따라 할 필요도 없다. 다른 고무신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 택배를 준비하고, 폭탄 편지를 쓸 시간에 자신에 대해 투자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남자친구는 2년간 나라의 부름을 받았지만 우리는 2년 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의 부름을 받게 된다. ‘2년’은 짧다면 짧은 시간이 될 수도, 길다면 긴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진다.
  사회의 부름을 받기 전에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학과 공부를 통해 적정 수준의 평점을 만들어 놓아야 하며, 토익은 필수 중의 필수다. 더불어 공모전과 대외활동, 봉사활동도 해야 하며 각종 자격증도 따야 한다. 간접적인 사회 경험을 위해 아르바이트도 해야 한다.
  필자는 남자친구가 입대한 후에 학보사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마감 전에는 취재계획을 세운 뒤 취재를 하고 격주마다 3일의 마감기간을 갖는다. 그렇게 취재를 하고 마감을 끝내면 2주가 훌쩍 지나간다. 그리고 다시 기획회의를 하고 취재를 하고 마감을 하면 한 달이 지나 있다. 솔직히 학보사 생활과 학과 생활을 동시에 하다 보니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빴다. 심지어 학보사와 학과 공부외에도 과제와 봉사활동, 토익공부를 동시에 하게 됐다. 이렇게 눈코 뜰 새 없이 지내다 보면 남자친구는 휴가를 나오고, 이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1년이란 시간이 흘러 있었다. 필자는 남자친구를 기다리지 않았다. 단지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시간이 흐른 것뿐이다.
  항상 내 편이던 남자친구가 군대에 입대한 뒤 느끼는 외로운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본인보다 더 힘든 것은 고된 군 생활을 하는 남자친구이므로 ‘힘내’라는 말로 서로 위로해주며 본인은 사회의 부름을 받을 준비를 하면서 지내면 된다. 그렇다 보면 2년이라는 시간은 훌쩍 지나가 우리 모두 꽃신을 신는 그날이 눈앞에 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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