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 허규선(국제경영학과 .09)
처음에 이 책을 집게 된 건 존 그리샴이라는 미국의 대중작가에 대한 흥미 때문이었다. 원래의 존 그리샴은 스릴러, 그중에서도 작가 본인의 변호사 경력을 살린 현실감 있고 흥미진진한 법정 스릴러를 주로 쓰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존 그리샴의 신작이라는 소리에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집어든 이 책은 법정물도 아니고, 스릴러는 더더욱 아니다. 표지 전면을 채운 흑백의 야구공에서 이야기를 유추해보자면, 이것은 야구에 관련된 이야기고 그것도 꽤 오래전의 기억을 더듬는 이야기일 것이다. 바로 맞다.
<캘리코 조>의 줄거리를 얘기하고 싶지만 간단하게 요약을 해버린다면 그것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천천히 사건을 추적하는 작가의 의도를 무시하는 처사인 듯하다. 처음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무엇 하나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으면서 옛날 얘기를 하듯 시점은 과거에서 또 과거로, 다시 과거의 좀 더 미래로 갔다가 현재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이야기의 씨실과 날실이 얽히고 마지막에 가서야 독자는 이 이야기에 대한 완결에 도달한다. 꽤 인내심 있게 읽어야만 이 이야기의 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지금까지 형태를 뚜렷이 보여주지 않던 한 장 한 장이 모여 머릿속에서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즐거움은 과연 존 그리샴의 작품답다고 할 수 있겠다.
프로 운동선수라면 가지고 있어야 할 자존심과 자부심, 그리고 신념. 그리고 주목받는 선수이지만 그 이전에 스스로의 삶을 가진 개인인 사람들. 얼핏 보기에 이 책은 실제 선수들에게 나 호평을 받을만한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책이 뉴욕 타임스 베스트 셀러 1위를 차지한 책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 이야기는 유명한 실제 일화를 바탕으로 쓰여졌지만 사실 우리의 삶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얘기이며,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삶에 충실한 사람들이 부딪힐 수 있는 불운한 사고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긴다.
사실 책 자체는 그렇게 두껍지 않아서 쉽게 집어들 수 있지만,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낼 수 있는 독자는 드물 것 같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실제 존재했던 한 선수의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풀어냈기 때문에 당연히 야구와 관련된 용어가 많다. 아니, 많다는 표현으로는 조금 부족한 것 같다. 그 자체다. 아주 열렬한 야구팬이거나 야구를 취미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처음 열 장을 넘기기도 힘들겠지만, 만약 당신이 그런 열광적인 팬이거나 아마추어 야구 선수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다. 눈앞에 펼쳐지는 광대한 메이저리그 구장과 천재적인 신인 스타플레이어의 경기를 사실감 넘치는 묘사 속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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