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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본을 지키는 사람
제 864 호    발행일 : 2013.06.03 
   얼마 전 모 대기업의 한 임원이 비행기 내에서 갖은 진상 짓으로 승무원을 괴롭혀 사회적 질타를 받은 일이 있었다. 또 국가 고위직에 있는 사람이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에 상식 이하의 행동으로 개인은 물론 국가의 위신까지 추락시킨 일도 있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만큼 사회 고위층과 상류층이 존경받지 못하는 곳도 없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원래 그들이 존경받을 만한 사람들이 아니거나, 아니면 그들에게 바라는 대중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일 것이다. 후자의 경우라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겠으나 전자의 경우라면 정말 심각한 일이다.
   누군가로부터 존경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많이 존경한다는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은 그 업적은 물론이고 인격 또한 대단히 훌륭하신 분들이다. 감히 일반인은 범접할 수 없는 신의 영역에 계신 분들로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분들도 분명 사람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는 왜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은 같은 분들이 없을까?
   뻔한 이야기지만 교육 탓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를 다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덕과목을 배웠을 것이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규범과 예절부터 사회윤리와 철학에 이르기까지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키고 실천해야 할 것들을 배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사람들이 서로 싸우지 않고 조화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목을 공부하면서 ‘이것이 사람들이 서로 조화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법이구나’하고 생각한 사람을 거의 없을 것이다. 그저 시험을 보기 위해 달달 외웠던 기억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나마 시험을 위해 외웠던 도덕 과목마저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입시 비중이 높은 교과목에 밀려 관심에서 멀어진다. 도덕적으로 혹은 인격적으로 완성되지 못한 학생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와 권력을 갖게 된다면 아마도 그 결과는 부정과 비리일 것이다.
   우리 대학도 언제부턴가 취업학원으로 변질되는 느낌이다. 취업을 위해 학점과 영어는 기본이고 제2외국어까지 공부해야 하며, 자격증과 대외활동 같은 스펙 쌓기에 학생들을 몰아놓고 있다. 학생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입시 전쟁에 이어 취업전쟁에 내몰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예절과 규범, 인성에 대한 교육은 외면받고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한다.
   그러나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생각해보면 무엇이 우선돼야 하는지는 명확해진다. 예절이 몸에 배지 않아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사람. 시간약속을 소홀히 해 타인의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사람.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 공사의 구분 없이 공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는 사람. 동료를 음해하고 아부와 눈속임으로 조직의 결속을 깨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아무리 실력이 좋고 스펙이 좋아도 채용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거창한 철학이나 복잡하고 딱딱한 전통 예절을 배우자는 것이 아니다. 인사하기, 전화예절 지키기, 무단횡단 하지 않기, 쓰레기와 담배꽁초 함부로 버리지 않기처럼 아주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것이지만 쉽게 어겨지고 있는 것들을 함께 지키고 익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기초지식이 탄탄해야 더 높은 학문적 성취를 이룰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주 기본적인 것도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 어찌 더 큰 도덕성과 인성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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