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이번 문화부 ‘서울의 고궁(古宮) 탐방’ 기사 취재를 위해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총 5개의 고궁을 다녀왔다. 고궁을 방문한 지는 중학교 때쯤 소풍으로 다녀온 것도 같고,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갔다온 것 같기도 할 만큼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그렇게 몇 년만에 취재를 위해 방문한 고궁은 새삼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전에는 그저 누군가와 같이 가야해서, 누군가에게 이끌려 다니느라 그랬던지 다녀온 후에도 별다른 감회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기사를 기획할 때부터 이 고궁들이 다르게 느껴졌던 건 궁(宮)이라는 이름에서부터 나오는 묘한 느낌이었다. 조선시대에만 해도 왕이 있고, 그들이 사는 궁궐이라는 장소는 아마 일반 평민에게는 어마어마한 곳이었을 것이다. 그런 궁을 지금은 쉽게 누구나 관람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문득 신기하게 느껴졌고 나의 흥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런 생각을 안고 궁을 방문하니 고궁의 모습 하나하나에서 선조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햇빛을 한껏 내려 받고 있는 앞마당과 소나무로 가득해 그늘진 길목을 보면 요즘 사극 드라마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왕이 앞서 걷고 있고 뒤엔 내시와 하녀들이 이어 걷는 모습이 보였고, 덕수궁 안에 위치한 정관헌을 보니 탁자에 앉아 자신이 좋아했던 커피를 마시고 있는 고종황제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특히 경복궁 안에 있는 건청궁은 명성왕후가 시해된 곳인데, 경복궁의 가장 뒤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한 나라의 궁궐 깊숙이까지 쳐들어온 왜군의 모습이 갑자기 눈에 선명해지면서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간 것처럼 마음이 애잔하고 슬퍼졌다.
이외에도 고궁을 둘러보다 보니 어느새 필자는 현재가 아닌 과거에 살고 있는 사람이 된 듯했다. 그리고 궁궐 하나하나마다 서려있는 우리 역사의 아픔과 기록을 그대로 체험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취재를 다니면서 필자가 아쉬웠던 점은 관람객의 대부분이 외국인이었다는 점과 궁의 내부로 깊이 들어갈수록 관람객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문화가 외국으로 전파되는 것은 좋은 점이지만, 외국인뿐 아니라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런 역사와 선조의 삶을 한번 체험할 수 있는 고궁을 많이 방문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필자는 이번 문화부 기사를 통해 더 많은 학우들과 사람들이 우리의 고궁의 외부 경관만이 아닌 그 궁에 담긴 역사와 곳곳에 서린 우리 선조들의 기록을 직접 경험하고 느껴보길 바라는 바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우리가 늘 꾸준한 관심으로 우리의 아픈 역사와 자랑스러운 역사를 되새겨보고 느꼈으면 한다. 이제 곧 선선해질 날씨에 맞게 놀이공원이나 다른 곳으로 나들이 가는 것도 좋지만, 우리 선조의 생활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고궁으로 떠나보는건 어떨까. 한 가지 정보를 덧붙이자면, 올해 8월 12일부터 만 24세 이하의 국민은 4대 궁(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종묘 등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








류도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