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제 갈 길 찾아 잘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난 그냥 한없이 남루하기만 하다. 오늘도 할 일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시간을 죽이고 있다. 컴퓨터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앉아만 있다. 영화나 드라마라도 본다면 그나마 생산적이겠지만, 인터넷 화면에 의미 없는 클릭질만 하고 있다. 아무 의미 없는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리트윗’을 하고 의미 없는 댓글을 달아준다. 그 후에 ‘허세’ 가득한 게시물을 보고, 자괴감에 빠지면 더욱더 깊은 불행 속으로 빠져든다. 행복하지 않다. 나의 인생은.
행복하게 살아보고 싶다. 모르는 것 없는 초록색 검색창에 ‘행복하게 사는 법’을 검색한다. 세상에나! 스크롤의 압박이 엄청나다. 나 말고도 이렇게 멍청한 질문을 하는 사람이 많음을 느꼈다. 멍청한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클릭질을 다시 시작한다. 초록색 검색창은 모르는 것이 없는데 질문에 달린 답들은 질문만큼이나 멍청하다. ‘대한민국 NO.1 포털’ 초록색 검색창의 멍청함에 기분이 조금 풀린다. 세상엔 나보다 멍청한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멍청한 답들을 뒤로하고 행복의 진정한 답을 찾기 위해 다시 클릭질을 시작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원론적인 답뿐이다. 뻔하디 뻔한 답이지만 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모른다. 이 나이 먹도록 무엇을 했을까? 언제 무엇을 할 때 내가 행복한가를 계속 생각한다. 하지만 이내 포기해 버린다. 난 해본 것이 없다. 컴퓨터 이외엔.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역시 의미 없는 클릭질은 계속된다. SNS상의 ‘허세’들은 도무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속으로 ‘허세’사진과 글을 올리는 이들을 욕한다. 그리곤 그들을 내 발 아래 내려놓고 깔보는 상상도 한다. 상상을 하고 있자니 내가 뭐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가 갑이 된 것 같다. 즐겁다.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인가?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그래서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SNS를 켰다. 똑같이 반복되는 나의 행동이 싫다. 행복하지 않다. 나 잘 살고 있다고 ‘허세’짓 하는 게시물들을 본다. 나의 한심함에 기분은 다운되었다. 나는 불행하다.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 ‘허세’짓하는 게시물을 욕하고 그들을 깔보기 시작했다. 확실히 기분이 좋아진다. 아무래도 나에게는 키보드 워리어의 기질이 흐르는 것 같다.
드디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은 것 같다. 비록 키보드 워리어라는 보잘 것 없는 것이지만.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얻은 행복이 좋지만은 않다. 내가 행복해지려면 결국엔 내가 불행해져야 한다.
행복을 위해 불행을 자초하는 나는 행복함 때문에 사는 것일까? 아니면 불행 때문에 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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