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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추석
제 866 호    발행일 : 2013.09.16 
  추석이다. 봄부터 가꾸어 온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수확을 하고, 날씨는 춥지도 덥지도 않아 활동하기 좋고, 하늘에는 넉넉한 보름달이 여유롭게 비치는 한가위다. 그 어느 때보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맞는 올 추석은 예년에 비해 빠른 편이어서 여름날씨가 계속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계절의 변화는 참 신비롭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우리 민족의 명절 추석의 유래는 신라 유리왕(재위 24~57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 달 동안 도읍 안의 부녀자들을 두 패로 나누어 두레 삼삼기(삼베를 짜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째기를 마친 삼을 한 올 한 올 이어 실을 만드는 작업) 시합을 해서 진 편이 이긴 편에게 한턱을 내고 함께 놀았던 것이 추석의 유래라고 한다.
  그 유래에서도 알 수 있듯 추석은 농경문화를 대표하는 명절이다. 봄부터 땅갈고 씨뿌리며 애쓴 결실을 수확하여 서로 음식을 나누고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하는 명절이 추석이다. 그래서 추석에 먹는 음식들은 좀 특별하다. 추수의 계절이기 때문에 햇곡식으로 밥을 짓고 떡을 하며 술을 빚는다. 올해처럼 추석이 빨라 미처 햇곡식을 수확하지 못 했을 경우에는 덜 익은 벼를 베어서 말린 다음 그것으로 방아를 찧어 햅쌀을 만들어 쓰기도 한다.
  특히 햅쌀로 만드는 송편은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햅쌀을 빻아 반죽하고 팥, 콩, 밤, 대추, 깨 등의 소를 넣어 반달이나 모시조개 모양으로 떡을 빚는다. 추석 전날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송편을 빚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정겹다.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처녀 총각은 예쁜 배우자를 만나고, 기혼자는 예쁜 딸을 낳는다고 한다. 또 임신부는 송편을 가지고 배 속의 아기가 아들인지 딸인지 점을 치기도 했다. 송편을 만들 때 소와 함께 바늘이나 솔잎을 보이지 않게 넣는다. 송편을 찐 다음 한쪽을 깨물어 바늘 귀나 솔잎 밑동을 물면 딸을 낳고, 바늘의 뾰족한 곳이나 솔잎의 끝 쪽을 물면 아들을 낳는다고 믿었다.
  추석은 또한 한 해의 수확을 조상님께 감사하고 섬기는 명절이다. 추석이 오기 전에 조상님의 산소를 찾아 여름 동안 무성히 자란 풀들을 깎는 벌초를 한다. 또한 추석날 아침 제일 먼저 하는 것이 햇곡식과 햇과일로 정성들여 장만한 음식을 차례를 통해 조상님께 드리는 일이다. 조상님께 먼저 그해의 수획을 드리고 나서야 비로소 음식을 나눈다. 이는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해주고 풍성한 수확을 있게 해준 조상님께 감사를 표하는 의식이다.
  그런데 이러했던 추석의 의미와 풍습도 어느덧 많이 변했다. 농촌 중심의 농경사회가 도시중심의 산업화 사회로 바뀌면서 추석은 풍성한 수확에 대한 감사와 나눔의 명절이기보다는 평소 떨어져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하는 부모님과 형제자매, 그리고 친척들을 만날 수 있는 명절이기에 의미가 있다. 길게 줄 서 있는 기차역과 주차장이 돼버린 고속도로로 상징되는 귀성전쟁을 무릅쓰고 우리는 부모님과 형제자매가 기다리는 고향으로 향한다.
  현대 사회는 탈가족화와 가족해체에서 오는 여러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정서적 지지 기능, 사회화 기능, 보호 기능 등을 수행하는 가족의 존재는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큰 기둥이다. 추석 명절을 맞아 ‘귀찮다’, ‘재미없다’는 이유로 귀성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기회에 가족과 명절의 의미를 되새겨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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