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 진다래(심리학과·13)
<임페리얼 크루즈(Imperial Cruise)>는 ‘제국주의 순방’이라는 의미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다. 1905년, 미국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아시아 순방 외교사절단을 파견했다. 육군장관인 태프트를 비롯해 상원의원 7명, 하원의원 23명, 다수의 군인 및 민간 관료들, 그리고 루즈벨트 자신의 딸인 엘리스를 샌프란시스코에서 하와이, 일본, 필리핀, 중국, 대한제국으로 가는 대양 횡단 선박에 태워 출발시켰다.
아시아 순방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주인공은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이다. 루즈벨트는 철저한 백인우월주의자로 아시아 개화론을 펼쳤다. 그는 미국의 세력을 서쪽으로 확대하고자 했고 태평양을 미국의 영향권으로 하고 싶었다. 첫 번째로 하와이 왕국을 점령해 미국의 식민지로 만들었다. 이어 필리핀으로 진출한 미국은 짧은 기간 동안 30만 명 이상의 민간인과 독립 무장단체원들을 학살했으며 물고문이 자행됐다.
한편, 이 책의 후반부에는 대한제국 시기 우리를 둘러싼 미국과 일본의 이야기도 등장한다.개국 이래로 서양문명을 따라 부국강병을 이룬 일본에 대해 루즈벨트와 미국인들은 일본을 ‘명예 아리아인’으로 생각했다. 따라서 미국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일본이 러시아의 남진을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됐고 일본은 큰 자부심을 느꼈다. 따라서 일본은 러시아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조선을 점령하며 서로 이익을 취하고 동맹관계임을 확신하게 된다.
이러한 내용을 알 리 없는 고종은 무너져가는 나라를 조.미 통상조약을 맺은 미국이 도와줄 것이라 생각했다. 또 아시아 순방단의 얼굴마담이던 루즈벨트의 딸 엘리스에게 고종은 “큰 형님 미국이 우리를 반드시 도와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은 겉으로는 고종을 안심시키고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통해 일본이 조선을 점령해도 좋다는 데 동의한다.
이 책은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루즈벨트나 태프트와 같은 당시 지도자들에 의한 식민정책의 추구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서술해낸다. 또한 외국의 작가에게 비친 조선은 사대주의로 설명되는 작고 조용한 유교국가로 근대화가 이뤄지지 않은 나라인 반면 일본은 약삭빠른 근대화로 열강의 대열에 서지만, 이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버리고 평화의 나라에서 전쟁의 나라로 스스로의 안정을 깨뜨리는 서구열강과 같은 탐욕스러운 나라로 묘사되고 있다.
전혀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던 이 책을 너무나 흥미진진하게 읽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미국인이 스스로의 추악한 역사를 정말로 기록한 것인지 의심이 될 정도로 미국의 양심을 뒤흔드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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