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다름없이 포털사이트를 들여다보던 중 눈길을 끄는 기사를 발견했다. 수학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20년째 결혼식만 가면 축의금 접수를 담당해왔다는 기자가 ‘축의금’에 대한 모든 것을 가감 없이 쓴 글이었다. 축의금이 홀수인 이유, 축의금 대신 쌀이나 화환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는 등 꽤나 흥미로운 내용이 이어졌다. 기사의 끝에 다다르니 그는 모 개그프로에서 유행했던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을 자처하며 축의금을 넣는 비용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친구 사이인 경우 상대 부모가 내 이름을 알고 있다면 10만 원 내 이름을 모른다면 5만 원, 직장동료나 상하관계에 있는 경우라면 3만 원에서 5만원이 적당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보다도 필자의 관심을 이끈 것은 기사 밑에 달린 네티즌들의 댓글이었다. ‘평소에 연락 한 번 안 하고 지내던 애들이 꼭 결혼한다고 연락해 축의금 받고 입 닦더라’, ‘아는 사이이긴 하지만 친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청첩장이 오면 당황스럽다’ 등 축의금과 관련한 사람들의 경험담이 이어졌다. 대부분은 불만을 담은 내용들로, 끝없이 써져있는 그런 류의 댓글들을 보고 있자니 요즘 대학생들의 모습이 자연스레 겹쳐졌다.
필자는 현재 3학년으로 내년이면 졸업을 앞둔 4학년이 된다. 이를 대비해 공모전, 기업 서포터즈 등 다양한 대외활동을 해왔고, 현재도 하고 있다. 그런데 항상 이러한 활동을 준비하고 행할 때마다 느끼는 바가 있다. 바로 ‘대인관계의 힘’이다. 공모전 수상작 선정에 사람들의 투표율을 반영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대학생 서포터즈를 운영하는 기업은 SNS를 주요 홍보 도구로 삼다보니 지원자에게 SNS 주소 기재 및 팔로워 수를 당연하게 요구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알고 있느냐가 대외활동 결과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학생들은 그저 수치화된 명수를 늘리기 위한 친구 찾기에 혈안이 된다. 실제로 대외활동 관련 사이트에는 ‘대외활동용 친구’를 구하는 게시판이 마련돼 있다. 마우스 클릭, 핸드폰 터치 몇 번이면 명목상 친구가 되는 세상인 것이다.
학교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평소 통화목록에서 찾아볼 수도 없는 동기나 후배의 이름이 액정에 뜬다. 그런 경우 어김없이 그들과의 통화는 어색하게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해 부탁으로 끝난다. ‘안녕? 잘 지냈니? 다름이 아니라 너 A 수업 족보 있다고 들었는데’, ‘선배,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근데 혹시 B 전공교재 있으세요?’와 같은 내용 말이다.
필요에 의해 찾고, 쓸모를 다하면 쉽게 버릴 수 있는 일회용품. 요즘 대학생들은 사람 간의 관계를 마치 일회용품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아무리 학점과 스펙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함이라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소모품처럼 여기는 것은 너무 삭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각자의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대인관계를 소홀히 하는 태도는 버릴 필요가 있다.
잠시 바삐 가던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돌아보자.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 누군가를 일회용으로 생각하고 있진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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