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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커닝, 결코 쉽게 넘기지 말자
제 867 호    발행일 : 2013.10.07 
  이제 축제기간이 끝나고 바야흐로 중간고사 시즌이 다가 왔다. 시험기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또 하나 ‘커닝(cunning)’이라는 단어도 떠오른다.
  몇 년 전 한 취업포털에서 대학교 재학생과 30대 이상의 대졸 직장인을 대상으로 커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고 한다. 조사결과 조사대상인 대학생과 직장인 사이에 커닝에 대한 인식이 다소 차이를 보였다. 대학시험 중 커닝을 해본 경험에 대해 직장인 66.6%와 대학생 49.0%가 있다고 답했다 한다. 이 조사결과 대로라면 최근보다 과거에 커닝이 훨씬 보편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커닝을 명백한 부정행위라고 인식하는 비율도 직장인은 29.3%, 대학생은 41.7%로 나타나 커닝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과거에 더 낮았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해당 조사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취업경쟁 때문에 대학생들의 경쟁심리가 커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웠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그런데 왠지 씁쓸하다. 각박한 경쟁이 대학생들에게서 ‘커닝의 낭만(?)’을 빼앗았다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물론 학창시절 커닝에 대한 기억이 때로는 친구들과의 재밌었던 추억과 향수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속담처럼 쉽게 생각한 커닝이 사회 전반적인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들이 커닝을 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과정과 방법이 어떻든 간에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받으나, 커닝을 해서 받으나 결과는 같기 때문에 공부를 하는 노력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운 커닝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커닝도 능력이다’라는 웃지 못 할 얘기가 있기도 하다. 둘째는 내가 커닝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커닝을 해서 내 성적을 올리는 것은 정당하게 공부해서 시험에 임한 사람의 노력을 좌절시키는 행위다. 특히 우리학교의 경우는 전교과목에 대해서 상대평가가 실시되기 때문에 커닝한 사람이 좋은 성적을 받았다면 그것은 정당하게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 받을 성적을 도둑질한 것이다. 커닝이 남의 성적을 도둑질하는 행위라는 생각을 한다면 쉽게 커닝의 유혹에 넘어가지는 못할 것이다. 마지막은 ‘나만 안하면 손해’라는 생각이다. 주변에서 커닝으로 좋은 성적을 받고, 장학금까지 받았다는 소리를 들으면 커닝 안 한 자신만 억울해서 결국 커닝대열에 합류한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이면 커닝에 대한 죄책감은 당연히 없다. 그동안 양심을 지켜온 본인이 오히려 바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커닝에 대한 관대한 인식은 과거 우리사회가 급속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만들어낸 ‘결과지상주의’와 닮아 있다. ‘경제성장’이라는 민족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편법과 위법, 강압과 착취, 뇌물과 사기 등의 부당한 수단이 사용되더라도 우리는 이를 눈 감아 주었다. 그러나 이것이 현재의 경제성장을 만들어주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사회의 부패지수도 함께 높여 놓았다.
  ‘결과지상주의’는 공정한 경쟁을 실종시키고, 정당한 노력이 성공을 담보해내지 못하는 부패가 만연한 사회를 만든다. 커닝은 공정한 경쟁을 직접적으로 파괴하는 매우 위험한 반사회적 범죄의 시작이다. 지금 당신이 커닝의 유혹에 넘어간다면 당신은 우리사회를 부패하게 만드는 당사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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