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는 인기 연예인과 축구선수의 아이들이 함께 출연하고 있다. 1박 2일 동안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여행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5명의 아이들 모두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어 예상치 못한 에피소드들이 터져 나와 재미를 만들어내는 등 방송 시작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재미를 주는 요소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누구나 갖고 있는 동심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어른들은 각박한 일상생활 속에서 잃어버린 순수함, 동심을 지니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의 어린 시절도 저랬었지’하며 그리움에 잠기게 된다.
필자는 지난달 발행된 신문의 보도기사를 위해 우리 학교 생활과학대학 부설 보육교사교육원에서 개최한 교재교구전시회 취재를 갔다. 청주 지역의 어린이들이 모두 모인 듯 전시회장은 아이들과 관람객들로 발 디들 틈이 없었다. 할 일이 많아 취재를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도 잠시 아무 걱정 없이 그 순간을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쫓기듯 생활하고 있는 필자의 모습과 비교가 됐고 문득, 어린 시절의 즐거웠던 추억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필자는 어렸을 때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은 거의 시골에 계신 할머니 댁에서 지냈는데 비슷한 나이의 사촌들과 함께 어울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여름이면 동네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고, 손톱 끝엔 봉숭아 꽃물을 들이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농사일을 도와드렸다. 별이 빛나는 밤에는 마당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할머니께서 들려주시는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잠이 들곤 했다. 겨울이 오면 뒷산에 올라가 쌀 포대로 눈썰매를 타고 모두 힘을 합쳐 눈사람을 만들었다. 밤이 되면 아궁이 불로 따뜻해진 좁은 방 안에 들어가 군고구마를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러나 이처럼 따스했던 어린 시절은 저 멀리 그리운 추억으로 남아있게 된 지 꽤 오래됐다.
우리 주변을 둘러봐도 각박한 세상에 치여 사는 사람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대학 입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 수험생부터 학과 행사.조별 과제.아르바이트 등으로 24시간이 모자라는 대학생, 취업 준비로 날마다 걱정만 쌓여가는 취업준비생, 과도한 업무량과 직장 상사의 잔소리로 피로에 지친 직장인 등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바로 눈앞에 놓인 현실만을 쫓아가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렇듯 잠깐이라도 숨 쉴 틈 없는 생활이 반복된다면 극단적인 경우 아무런 희망조차 없는 삶을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나이를 먹으며 지켜가야 할 것은 동안이 아닌 동심이라고 하지만 오늘날의 사람들은 너무나 냉혹한 현실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어린 아이들처럼 꾸밈없는 마음, 조급함과 걱정이 없는 마음,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 당당한 마음과 스스로 자신의 행복한 삶을 예쁘게 그려가는 삶을 꿈꾸는 것이 필요한 때다. 현실을 잠시 뒤로 하고 동화 속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혹은 생각했던 일들이 실제로 이뤄지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깊숙이 감춰져있던 동심을 꺼내보는 게 어떨까.








최영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