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여름 방학에 떠날 여행 장소를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있었다. 뜨거운 여름의 피서지로 적격인 바다, 대학생들의 로망인 ‘내일로’ 기차 여행 등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여행지 소개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중 눈길을 사로잡은 곳을 발견했다. ‘슬로시티(slow city)’였다.
일상생활의 빠른 속도가 주는 긴장감에서 잠시 빠져나와 느긋한 삶을 즐기는 도시를 슬로시티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담양 창평, 완도 청산도, 신안 증도 등이 슬로시티에 해당된다. 이곳의 주민들은 세상의 속도에서 벗어나 때로는 왁자지껄하게 때로는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며 마음의 안식을 얻는다. 이러한 슬로시티는 바쁜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한다.
슬로시티에 대해 알아가던 중 1년 반 정도 지난 필자의 대학 생활이 어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나긴 수험생활을 끝마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마주했던 지난해 1학기. 새내기로서 학교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신문사 수습기자 신분으로 여기 저기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2학기에는 난생 처음 맞닥뜨린 조별 과제와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기획기사로 다른 것을 시도할 겨를이 없었다. 이번 학기는 일은 줄었지만 신문사 문화부장이라는 직책에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커 정신적으로 많이 혼란스러웠던 시기였다. 이렇게 적어보니 나름 열심히 지냈구나 하는 뿌듯함과 함께 개인적으로 쉼 없이 달려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필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말 안쓰러울 정도로 바쁘게 사는 친구가 한 명 있다. 서울에서 생활하는 그 친구는 학과 대표와 동아리 임원으로서 각종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한다. 대외활동에도 꼭 도전하는 건 물론이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 친구의 다이어리에서는 쉬는 날을 찾아볼 수 없고 밥 한 끼 먹을 시간도 없어 항상 굶고 다니기 일쑤다. 이러한 이유로 친구는 의도치 않게 21세기형 보릿고개를 경험하고 있다.
이렇듯 필자뿐만 아니라 바쁘게 사는 친구,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을 많은 사람들은 천천히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을지 모른다. 따라서 눈 깜짝할 사이에 빠르게 지나가버린 생활에 어느 순간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기에 다른 여행지보다 슬로시티가 가장 마음에 와 닿는지도 모른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많은 걸 경험해 볼 수 있는 20대가 가장 좋을 때”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생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 많은 일을 한다. 단 한 번뿐인 2014년 여름. 지쳐있는 몸과 마음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도록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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