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적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봤던 기억이 있다. 사실 이 영화를 다시 찾아보기 전까지 주인공의 이름이 무엇인지, 어떤 일들이 펼쳐지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본 적은 있지만 안본 것과 마찬가지였다. 작년 2월, 이 영화가 재개봉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극장을 찾았다. 예전에 상영됐던 영화가 10년이 더 지나서 재개봉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 인상 깊었고 와 닿았던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02년 애니메이션 최초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할 만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는 영화 속 색감이나 풍경, 그리고 스토리 등 다방면에서 사람들에게 만족감과 경이로움을 제공했다. 영화의 배경이 된 일본의 장소들은 유명한 관광지가 될 만큼 영화 속 감동의 효과는 매우 컸다.
영화 속으로 들어가면 우리가 ‘감동’과 ‘감탄’으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요소들이 많이 숨어있다. 우선 여자 주인공 ‘치히로’가 마녀 ‘유바바’와 계약을 맺고 일하게 되는 장소이자 이 영화의 주된 배경인 ‘온천장’을 살펴보자. 온천장을 자세히 보면 이 서비스업의 직원은 대부분 여성이고 손님들은 전부 남성이었으며 각 별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온천장은 실제 에도시대에 매춘을 일삼던 온천장을 배경으로 그려졌으며, 온천장의 매춘부 여성을 ‘유조’라고 불렀고 이러한 온천장을 ‘유바바’라고 불렀다. 또한 영화 속에서 치히로가 마녀 유바바와 계약을 할 때 유바바는 치히로의 이름을 빼앗고 대신 ‘센’이라는 이름을 정해준다. 실제로 본명을 숨기고 가명을 사용하는 것은 매춘이 일어나는 곳에서 흔하게 쓰이는 방법이다. 특히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는 인터뷰 중 ‘일본 풍속 문화, 즉 성문화의 비판을 주제로 그려보고 싶었다’라고 밝혔었고, 이 때문에 위와 같은 해석의 정확성이 좀 더 짙어졌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많은 사람들에게 짙은 감동을 선사했지만 더불어 시사성도 함께 지닌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단순히 재미를 위한 작품들도 좋지만 사회적인 문제를 작품 속에서 풀어나가는 것이야말로 예술성을 증폭시키는 작업이라고 말하고 싶다. 당신이 이 영화를 재밌게 감상했다면, 다른 숨겨진 내용을 이해하며 다시 한 번 영화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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