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태어난 세대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학창시절을 경제위기로 시작한 80년대생들과는 달리, 90년대생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부모에게 태어나 IMF라는 경제적 고통을 직접적으로 목격하지 않았다. 중학교 의무교육, 무상급식과 같은 자유로운 교육환경 속에 학창시절을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이 보냈다. ‘등골 브레이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부모 세대는 이들에게 늘 헌신적이었다. 몇 십 만원이 넘는 점퍼를 입는 자식보다 그것을 사준 부모들이 더 좋아했다. 또한 대학생이 된 자식을 위해 노후준비도 포기한 채 헌신했다.
이런 부모에게 자란 90년대생들이 성인으로 성장하고 본격적인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IT기기에 누구보다 익숙하고, 다른 나이대보다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을 지닌 똑똑한 세대지만, 주어진 환경은 그다지 낙관적이지는 않다. 이제 겨우 사회의 문턱을 넘은 이들에게 ‘경제불황’이라는 거대한 태풍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치솟는 실업률과 바닥을 찍는 최저임금에 90년대생들은 386세대, X세대와는 다른 독특한 ‘자조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누구보다 부족함 없이 자란 세대지만 스스로를 ‘헬조선’, ‘지옥불반도’라는 신조어로 자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돈과 출세에 욕심이 없다는 일본의 ‘사토리 세대’와는 의미가 사뭇 다르다. ‘헬조선’에는 단순히 포기가 아닌 극단적인 ‘분노’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90년대생인 새내기와 졸업생이 각자의 꿈을 품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에게는 수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학업,사랑, 인간관계에 쓰라린 상처를 입고 넘어질 수도 있지만, 그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지나온 길보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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